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분데스방크의 한 고위 관계자는 ECB가 시장에서 주로 그리스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포르투갈이나 스페인과 같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와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지난달 111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지원 결정으로 최소한 오는 2012년까지는 시장에서 자금을 차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분데스방크의 고위 관계자는 ECB가 최근 3주동안 25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ECB 대변인은 이에 대해 즉각 언급하지 않았다. ECB는 지난 주말까지 350억 달러의 유로존 채권을 사들였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ECB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의 채권도 일부 사들였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그리스뿐 아니라 어떤 나라에도 재정적자를 해소하도록 직접 지원하고 있지 않으며, 이보다는 부실해진 시장의 기능을 원활히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리셰 총재는 전일 연설에서 낮아진 시장 가격으로 국채를 사들이는 것은 해당 국가에게는 오히려 더 적은 양의 자금이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일 공개된 ECB의 4월 대출 자료에 따르면 ECB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음에도 은행들이 민간 기업들에게 대출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불과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한 비금융기업에게 대출된 규모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ECB의 채권 매입은 유럽은행들의 재정적 부담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유럽은행들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고 투자자들도 은행들의 과도한 채무 노출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분데스방크 내의 ECB 비판론자들은 ECB의 시장 개입으로 인해 그리스 국채 가격이 그리스의 현 상황과는 맞지 않게 부적절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으며 보유 물량은 3000억 유로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집계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독일이고 그 다음으로는 프랑스 은행권이었다.
그리스 국채를 팔아치우는 것이 이들 은행들에게는 향후의 위험부담을 완전히 제거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많은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EU와 IMF, ECB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채무재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침체된 경제 상황에 긴축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고 있는 그리스로서는 대외 채무를 되갚을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을 거둬들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 총재는 지난 10일 유럽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결정 직전, 이에 대해 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리스크를 가져왔다며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리셰 ECB 총재가 즉각 부인했으나 분데스방크 베버 총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독일을 대표해 ECB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는 유르겐 슈타르크 위원도 베버 총재의 주장에 가세했다.
일부 ECB 위원들은 이같은 독일 측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로렌조 비니 스마기 ECB 정책위원은 "그리스에 대한 지원은 대규모로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다"며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한다고 하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