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세 도입 목적이 G20 의장국이란 이유로 미국과 정책 공조 위해서인가.”
최근 우리나라에 도입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은행세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도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은행세 도입이 G20 의장국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호흡을 같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진정성에 의심을 드러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태규 연구위원은 26일 ‘은행세 도입논란과 우리의 선택’이란 칼럼에서 “우리나라에서 은행세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적으로 논의 중인 건전성 규제 개선방안 등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금융규제가 궁극적으로 금융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G20 의장국 입장에서 미국ㆍ영국 등의 선진국과 정책공조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이에 얽매여 우리 금융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에 동조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의장국의 지위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이해를 관철하고 금융위기 이후 관행적으로 찾아오는 과잉규제 및 큰 정부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했다. 미국과 영국이 금융위기 수습과정에서 투입된 구제금융 비용을 금융기관이 부담하도록 은행세를 부담시키려는 것으로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금융부문을 건전하게 유지해 온 국가들이 굳이 은행세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했다.
그는 은행세가 갖는 근본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따졌다.
우선 국제적 건전성 규제의 하나로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국제기준으로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는 이미 BIS의 자기자본규제를 통해 정형화돼 있다고 했다. 더구나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관련 규제는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막기 위해 전체 익스포저(exposure)에 대한 자본비율인 레버리지 비율(leverage ratio)이 새롭게 도입될 전망이다.
그는 “과도한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규제가 도입되는 와중에 유사한 목적을 가진 세금이 부과된다면 이는 중복ㆍ과잉규제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세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금융소비자에게 쉽게 전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은행세로 인해 부채조달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이는 소비자의 자금조달 비용, 즉 대출금리 증가로 귀결될 것이란 논리다. 금리 상승은 한계기업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더 높이게 되므로 은행은 기업대출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가계대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