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취임한지 약 1년이 지나고 있다. 지난해 1월에 KT 사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한달 뒤인 2월 24일 회장으로 직급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이다.
사실 당시만 하더라도 이 회장 체제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남중수 KT 전 사장을 비롯해 조영주 KTF 전 사장 등이 하청업체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는 혐의가 드러나는 등 경영상 문제점이 여기저기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경영 경력이 없는 이 회장(당시 사장)의 선임에도 낙하산 논란이 잇따랐다.
하지만 각종 불안을 안고 출발한 이석채호의 우려는 현재 거의 종식된 상태다. 그는 과연 1년 동안 KT를 어떻게 바꿨을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혁과 변신'이다.
KT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너무 급박하게 변해서 뭐가 뭔지 정신을 못차렸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긴박감의 연장이었다. 그만큼 KT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이 회장의 행보는 그야말로 숨이 찰 정도였다. 취임 직후 KT-KTF의 합병작업을 단숨에 끝내고 공격경영을 위한 진용구축을 빠르게 진행했다.
합병작업과 함께 이 회장은 인터넷전화 스타일을 출시하고 신규 브랜드 올레(Olleh)와 쇼(SHOW) 그리고 쿡(QOOK) 등을 론칭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동시에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내부 조직을 큰 폭으로 개편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적인 진단을 들었다”며 “KT를 활력과 창의가 넘치는 성장기업, IT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가장 주력했던 것은 바로 비리척결이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내부감사를 실시해 지난해 7월에는 일부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의 KT가 공기업적인 모습이 두드러졌다면 이제는 공기업적인 안일함을 많이 씻어낸 것 같다”면서 “특히 유무선통합(FMC) 서비스에 있어서는 현재까지 KT가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혁신은 외부인사인 이 회장이 취임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기존 KT의 경우 내부 구성원간 알력이 있어 사장이나 임원 인사시절 때마다 각종 루머가 나돌곤 했다. 하지만 기존 이해관계가 없는 이 회장이 개편을 주도하면서 변화를 가능하게다는 평가다.
실제 공기업적 잔재로 지적 받아온 일반직, 연구직, 별정직 등의 직종구분을 비롯해 서열식 인사직급체계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보수 구분을 위한 페이밴드(Pay Band) 제도도 도입한 것도 이 회장의 의지로 알려졌다.
그밖에 조직 슬림화도 최근 겪은 KT의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연말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인 6000명 가량을 특별명예퇴직 시킨데 이어 최근 정기인사에서는 상무보급 80여명을 퇴직시키기도 했다. 단기간 이정도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은 단일 기업으로서는 극히 드문 사례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통신시장의 중심에 KT가 있다는 점 평가는 업계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 취임 이전까지 지지부진하던 KT-KTF 합병을 성사시키고 지난해 말 유무선통합(FMC)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시로서는 통신업계가 자기 수익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valization)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선보인 것은 오늘날 이통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게 된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이 회장이 주도한 KT의 변화가 성공했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KT의 변화가 현재진행 중인 까닭이다. 지난 1년간을 변화, 체질개선의 시기로 본다면 다가오는 1년은 이 회장이 주도한 혁신이 어떤 결과를 빚어내느냐는 성적표가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이후 KT가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것이 없다”면서 “경쟁사 역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기업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큰 틀에서 KT만의 변화라고 보기도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미 통신시장은 무선인터넷 강화, 스마트폰 도입, 기업시장 확대 등으로 숨 가쁘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통신시장의 경쟁이 가입자 확보에 국한됐다면 앞으로는 콘텐츠 확보, 기업시장 공략 등 전방위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통신업계 CEO 신년간담회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통신사 경쟁은 아직 더 붙어야한다”고 발언했던 것도 이런 전망에 더욱 힘을 싣는다. 이석채호가 쌓아온 1년이 다가오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