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변명섭 기자] "펀드매니저는 장기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끊임없이 걸러내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의 소신이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소신을 지키며 펀드매니저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말 그대로 베테랑 중 베테랑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김 본부장을 이야기할 때 주식시장에서 갈고닦은 짧지 않은 이력을 빼놓을 수 없다. 1989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처음으로 업계에 들어선 이후 1998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을 시작으로 주식운용본부장만 1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 기간동안 KB자산운용과 한화투신운용 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결국 지난해 친정으로 돌아와 여전히 본부장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그가 펀드를 운용하는 철학은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되 펀드매니저간의 활발한 의견 조율을 통한 끊임없는 종목별 재구성이라 할 수 있다.
김영일 본부장의 소신은 뚜렷하다. 지금의 펀드 운용은 예전처럼 기업탐방 몇 번하고 장기 투자로 한번 산 종목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전략을 택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는 장기투자 종목을 일단 정한 이후에는 끊임없는 팀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적절한 종목을 찾아나서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장기투자 종목으로 선정하고 이를 포트폴리오에 넣어 운용을 하다가도 기업가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거나 애초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싶으면 즉시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운용 방식은 곧장 올해내내 한투운용이 전체운용사 가운데 운용사 성적 1,2위를 다퉜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그는 "대형 펀드들 중에서는 1위한 펀드가 많았고 올해는 성공적인 한해로 평가한다"며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한해였지만 잘 방어한 것 같다"고 자부했다.
특히 LG화학과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조기에 발견해 포트폴리오에 적절히 배치한 점을 성공적인 예로 꼽았다.
◆ 국내기업이 글로벌 선도하는 업종 눈여겨 보자
앞서 김 본부장이 주목한 2개의 종목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종목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은 두말 할 것도 없다는게 그의 견해다.
그는 "올해 시장에서 관심을 가졌던 2차전지, LED 등은 여전히 내년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이들 업종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수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중국소비시장은 한창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우리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글로벌 경쟁력도 함께 갖출 수 있다는 것.
이에 중국진출로 입지전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중국 내수시장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내년 증시와 관련해서 그는 다소 낙관적이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는 1850선으로 보고 있다"며 "정책당국이 자산버블을 막으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를 주의깊게 봐야 하고 중국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해외리스크가 좀 더 증대된 상황이 목격돼 해외펀드 쪽은 주춤할 수 있고 국내펀드는 환매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내년에는 추가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펀드, 장기투자로 적절한 비중 조정 중요
김 본부장은 펀드투자의 경우 6~7년 정도의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하고 100% 투자 및 환매 보다는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적절한 비중 조정을 권했다.
최근의 리먼 사태 등 글로벌 악재가 나오면 저가 매수 기회를 좀 더 크게 가져갈 수 있고 시장이 웬만큼 수익을 냈을 때는 차익실현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또한 종목에 장기투자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장기투자하면서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관측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펀드매니저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업계 선배로서 새겨둬야 할 점을 몇 가지 주문했다.
김 본부장은 "20년전만해도 펀드매니저가 독단적인 결정을 할수 있다는 생가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절충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이 많이 바뀌어 적어도 아시아시장을 아우를 정도는 돼야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력]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한국투신 주식운용 1989.8~1998.11 (9년)
-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1998.11~2001.9 (3년)
- KB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2001.9~2005.11 (4년)
-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2006.3~2008.3 (2년)
- 現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2008.4~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