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은행의 저스틴 린 수석 연구원은 "중국은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환율 절상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정책입안자들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중국계인 린 연구원은 이날 홍콩대학 연설에서 "중국 위앤화의 환율 절상이 단행되더라도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글로벌 경제 회복을 지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 연구원의 발언은 위앤화의 평가절상 주장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미국과 유럽, 국제통화기금(IMF)의 주요 지도자들은 중국이 내수 부양과 수출의존도 완화를 위해 위앤화 환율의 평가절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이들은 특히 지속적인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같은 불균형의 해소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세계은행(WB)도 최근 이같은 견해를 인정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으나 위앤화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었다.
린 연구원은 세계 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학자의 관점에서" 이같은 의견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세계 은행은 환율문제를 언급하지는 않는 것이 통례이며, 환율문제는 세계은행보다는 IMF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중반부터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약 21%의 위앤화 절상을 단행했다.
린 연구원은 "하지만 이 기간 중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무역적자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 비중은 3분의 1수준인데, 경상수지 적자의 3분의 2가 위앤화 환율 문제 때문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크게 후퇴했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들어섬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균형 문제로 인해 자산 버블과 같은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린 연구원은 또 위앤화의 평가절상은 글로벌 경제 회복을 억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수입제품의 가격도 높아질 것이므로 미국의 소비 수요를 억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린 연구원은 "중국산 물품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지 않으므로 이는 무역적자를 감소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 소비자들은 단순히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경제의 측면에서 볼 때 위앤화의 안정은 중국경제에 도움이 되고 이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그는 주장했다.
린 연구원은 "단기적인 환율 변동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보다는 "미국은 재정집행 상황을 재정립하고 중국은 높은 저축률을 줄여 내수를 부양하는 등의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린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환율의 변동을 통해 수출을 늘리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중국도 마찬가지의 행동을 지속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에 대해서 그는 "중국은 다른 나라 통화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위앤화 가치를 경제 위기 기간 내내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