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KT가 무선인터넷 공유기(이하 무선공유기) 인증제도를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업계의 뒷말이 무성하다. KT의 이런 움직임이 아이폰 출시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 때문이다.
뒷말의 핵심은 아이폰에 탑재되는 와이파이(Wi-Fi) 기능이다. 와이파이란 무선공유기 등 무선 인터넷 접속장치가 설치된 곳의 일정 거리 안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근거리 무선랜(LAN)을 말한다.
문제는 이 기술이 휴대폰에 도입될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의 수익원이었던 WCDMA(3G) 데이터통신료 수익이 위축된다는 점이다. 와이파이 휴대폰은 별도의 요금 없이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 회선에 무선공유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이용할 수 있고 속도도 3G보다 훨씬 빠르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와이파이 기능은 이통사에게 양날의 검과도 마찬가지”라며 “휴대폰이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킬러 타이틀’이 될 수 있겠지만 자칫 막대한 투자를 한 3G 데이터통신서비스를 기반부터 망가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폰을 최초로 도입하는 KT로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8월 KT는 무선공유기 인증제도를 방통위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무선공유기가 해킹 등에 취약하다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와이파이와 얽힌 KT의 이권 문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어 방통위에서 무선공유기 인증 제도를 만든다면 KT로서는 일석이조의 수익을 얻게 된다.
먼저 외부에서 와이파이의 무선공유기 접속이 제한되는 탓에 KT는 3G 데이터통신 수익을 보존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KT의 와이파이 서비스인 넷스팟의 수익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네스팟은 전국 망이 깔렸지만 수익이 좋지 못한 계륵과도 같은 서비스였다. 따라서 와이파이폰이 국내 대대적으로 선보이게 된다면 어느 이통사 가입자건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와이파이 접속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KT의 행보에 반발도 적지 않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 수익을 지키기 위해 신기술인 와이파이 사용을 제약하겠다는 심보와 다를 것이 없다”면서 “아이폰이 판매되는 미국에서도 무선공유기 인증제도 같은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물론 아직 무선공유기 인증제가 도입 여부를 판가름하기는 쉽지 않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논의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 폰의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한 사업자에게도 어느 정도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중에 무선공유기가 많이 배포됐는데 인증을 통한 규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과연 KT 아이폰이 KT의 돈방석이 될지, 자충수가 될지 궁금증이 더해가는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