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거문제도 공공이 개입해야
[뉴스핌=진희정 기자] 서울시의 '공공주도형 정비사업'에 대해 건설업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국토해양부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비용증가 및 이해관계자의 다원화로 사업추진이 오히려 지연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와관련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이 최근 "민간이 하던 일을 공공이 한다는 것은 공공의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화제다.
그는 특히 "공공관리제를 통해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시나리오상에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작업했을때는 무리가 있다"며 "현재 서울 분양가의 70%는 택지조성원가인데 이를 낮출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공관리제도는 서울시가 지난달 1일 정비사업 추진위와 조합, 정비·철거·설계·시공업체 간 뒤엉킨 부정한 먹이사슬 구조를 개선해 사업비 거품을 빼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에따라 정비사업 추진과 시공사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청장을 중심으로 공공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구청장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주민들로 구성된 사업추진위원회와 조합이 설계자와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까지 관리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SH공사나 주택공사가 관리대행을 맡아 사업 전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대해 전문가 및 업계에서는 제도 도입에 따른 우려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의 김태섭 선임연구의원은 "제도의 도입은 환영하나 공공의 '범위'와 '지원'이 어디까지인가가 문제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주거환경정비사업은 나름대로 주민주도로 추진되어 온 민주성을 가진 사업추진 방식이었는데, 이러한 주민주도성이 공공개입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이 개입할 경우 관리과정에서 얼마나 공공성을 가지고 주민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SH공사나 주공의 경우 공공성만 보고 사업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초기자금 조달과 관련 공공이 얼마만큼 지원해줄 수 있느냐도 숙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건설업계는 공공이 개입하려면 정비사업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어 이런 사업장에만 공공이 개입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 단순히 정비업체나 시공사 선정뿐 아니라 정작 공공이 개입해야 할 이주·철거 과정에도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업 추진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힘든 부분이 이주와 철거 단계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이 관여하게 되면 그만큼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엄연히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아파트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제도의 도입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1억원가량 줄어든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주택협회 김의열 제도1실장은 "이미 정부에서 도정법을 통해 정비의 투명성 및 사업이 더딘 지역에서는 공공이 개입해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하고 있다"며 "이번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선심성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또 "서울 지역에서 분담금 1억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일반분양가를 올려야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현실성이 없다"며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사업대행에 따른 위탁수수료만 챙길 것이 아니라 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들까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한남뉴타운 내 5개구역이 모두 '공공관리자 제도' 시범지역으로 지정, 계획 수립부터 사업 시행까지 공공이 개입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