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228.50으로 마감하며 9개월 보름만에 1230원을 하향 돌파했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1200원선을 무너뜨릴 기세였다. 하지만 8거래일 만에 1230원대로 회귀한 뒤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 주말 고용지표 호전 소식에 미국 증시와 달러가 동반 상승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 흐름도 며칠 사이에 변한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역외세력이 있다.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역외세력의 '숏커버링'(매도포지션 정리를 위한 매수)이 가세하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역외세력의 숏커버링에 주목하는 가운데 지속성 여부는 증시와 달러의 상관관계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 역외 숏커버링 왜?…달러강세+증시정체
역외세력이 숏커버링에 나서는 이유는 미국 달러 강세기조와 최근 증시 모멘텀 부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주말 미국 7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며 달러화는 예상과 달리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달러화는 개선된 경제지표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 위험자선 선호 추세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강력한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는 증시와 역비례해서 움직이지 않고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달러화 강세 흐름에 외환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그간의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 달러의 양의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미국경기 회복 기대가 달러화를 지지해 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서울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미국 FOMC 이후 달러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달러강세 지속 전망이 역외세력의 숏커버링을 유입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시티은행의 류현정 부장은 "아래쪽이 막히니까 기술적으로 역외세력을 중심으로 숏커버가 나오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달러가 회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동반한 비드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역외세력이 숏커버링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로 최근 국내외 증시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꼽을 수 있다.
지난주까지 미국 3대지수가 4주째 상승하고 국내증시가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외 증시는 가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11일 국내 증시가 닷새째 상승하며 연고점 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난 3일 1560선을 돌파한 이후에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한 채 횡보세다. 또한 외국인도 이날 시장에서는 21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며 매수 여력은 상당 부분 약화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식시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거나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숏포지션을 구축한 역외세력은 포지션을 감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역외 매수 일시적? 본격화?
지난달 31일 전저점(1229원)을 뚫었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일 1218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지난주 초반 시장에서는 1100원대 진입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이후 1220원 초반에서 좁은 레인지 흐름을 보이던 환율은 역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재차 기존 박스권(1230~1280원)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동향과 함께 환율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체가 역외세력이라는 점에서 역외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일부 외환 전문가들도 이번주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로 역외세력의 '숏커버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신한은행 김장욱 과장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관건은 주식시장과 함께 숏포지션을 구축한 역외세력이 언제쯤 숏커버를 단행할 것인가"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 역외세력의 손절매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역외세력은 현재 분명히 숏이지만 현상적으로 볼 때 숏커버에 대한 의사결정은 그들만이 안다"는 어느 딜러의 평가처럼 역외세력의 특성상 행보자체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전체적인 흐름 자체가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이에 달러 강세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좀 더 우세한 상황이다.
또 다른 딜러는 "숏커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아직 큰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최근 모습만 봐서는 일시적, 국지적 흐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에 향후 역외세력의 '숏커버링' 방향성은 증시 움직임과 달러강세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역외세력 기조는 급하게 손절한 것 같다. 계속될지는 글로벌달러가 강세로 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시간을 두고 확인을 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장욱 과장도 "(역외의 숏커버링 지속 여부는) 주식이 상당 부분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