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들이 지난해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재무구조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그룹 가운데 체결유보 결정을 내렸던 한진그룹과 웅진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실행이 생각보다 미진하다는 이유에서다.
20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전일 모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유보했던 한진그룹과 웅진그룹등 2개 그룹에 대해 재무구조평가를 재실시, 약정체결여부를 결정할 뜻을 내비쳤다.
이같은 김 원장의 입장은 다른 대부분의 그룹들이 재무구조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한진그룹과 웅진그룹의 경우 미진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연유에서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재무구조개선 의지가 부족한 한진그룹과 웅진그룹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 한진그룹, 재무구조평가 시험대 올라
채권은행들의 재무구조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그룹 가운데 체결유보 결정에 포함됐던 한진그룹이 다시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러한 배경에는 물류그룹인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업황악화와 환율급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표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해운과 한진등 대부분의 계열사의 실적부진이 예상보다 지속되고 있고 부채비율도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것.
실제 대한항공의 부채규모는 과거 6조~7조원대에서 작년 연말에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분기별 지급되는 이자비용만 14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중 달러기준 외화부채 규모는 5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원/달러 1200원을 기준으로 삼아도 6조원 수준으로 전체 부채규모에서 60%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차입금 자본총계비율도 지난 2007년 184%에서 작년에는 375%로 급증한 모습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상황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한진해운이 자사가 보유한 선박 가운데 원리금 상환을 마친 16척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세일&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넘기는 방안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
육상물류사업을 중심으로 한 (주)한진 역시 실적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그룹 전반의 우려감을 함께 키우는 듯 하다. 일각에서는 흑자전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지는 더 관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관련, 한진그룹 한 관계자는 "항공기를 계속해서 교체하다보니 외화부채비율이 많아졌다"며 "그렇지만 원/달러등 환율급등으로 인한 장부상손실에 불과하고 현재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웅진그룹, 무리한 사세확장 원인
웅진그룹이 금융당국의 감시대상으로 포함된 배경은 극동건설과 새한등 무리한 M&A를 통한 사세확장이 원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2년~3년사이 웅진그룹은 극동건설과 새한(현 웅진케미칼)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금융조달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건설시황이 악화되기 직전인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인수에 무려 6600억원의 금융조달비용을 치렀다. 새한 인수에도 1000억원이 조금 안되는 자금이 소요됐다. 여기에 웅진그룹은 극동건설과 새한의 부채비용 약 5000억원까지 떠안으면서 부채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됐다.
그동안 웅진코웨이등 다른 계열사의 사업성과가 탄탄한 상황이지만 한순간에 1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부채가 생긴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지난해 9월 리먼사태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와 건설경기악화에 직면하면서 웅진그룹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웅진그룹 전체의 총자산 규모는 5조8000억원이고 자본 2조5600억원과 부채 3조4000억원 수준이다.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이 130%정도로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게 웅진그룹측의 설명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극동건설 인수로 웅진홀딩스 부채가 높았지만 다른 대기업이나 그룹사와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 아니다"며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의 부채비율도 106% 수준이지만 내부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계열사별 실적이 대부분 양호하기 때문에 다음달 분기보고서에 상장사를 포함한 비상장사의 실적을 함께 내면 일부 우려의 시각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웅진그룹에 대한 시장이나 업계 시선이 밝은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의 일부 부정적인 시각변화는 내달 전계열사의 상반기 성적을 평가하는 상반기 보고서 발표이후 재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