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의 학습효과로 시장참가자들의 준비가 철저했던 탓인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경기 하강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진일보한 발언을 했음도 시장의 강세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시장참가자들은 "경기전망이 불확실하다"는 데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최근 대외 경기회복이 더딜 것이란 전망과 미국의 금리하락추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9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인 9-2호는 5bp내린 4.01%에, 8-6호는 8bp내린 3.94%에 최종거래됐다. 국고채 5년물인 9-1호 최종수익률은 6bp내린 4.50%, 10년물인 8-5호는 5bp내린 5.04% 였다.
9-2호는 장중 한때 3.97%까지 거래되면서 지난달 5일 3.87%를 기록한 후 한 달만에 3%대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5개월째 연 2.0% 수준으로 동결하고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는 그간의 하강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개선된 경기인식을 보여줬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다"는 말로 시장에 당분간 완화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모습이었다.
특히, "부동산가격의 상승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는 경계할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채권시장에 짐을 덜어줬다.
이에 금통위 결과발표 직후 채권시장은 강세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전일 미 국채의 급락으로 강세출발한데다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정책기조 유지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면서 채권에 대한 메리트를 부각시킨 것.
좀처럼 깨기 힘든 벽으로 보였던 국고 3년 4%의 벽이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경기불확실 전망이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확신을 줬다며 당분간 채권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내일 발표예정인 한은의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예상만큼만 나오면 무리가 없겠지만 예상보다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이란 우려다. 물론 미국장의 급락이 이어진다면 예상보다 좋더라도 채권시장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KEBI지수는 0.2715포인트 오른 100.7402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3년지수는 0.2261포인트 오른 100.5654, 국고채 5년 지수는 0.2849포인트 오른 100.7325였다.
장중 45틱까지 상승폭을 늘렸던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전일보다 32틱 오른 110.35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3329계약, 은행권은 922계약 매수로 시세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증권사는 1167계약 매도로 대응했다.
선물사 한 채권매니저는 "금통위 한은 총재 멘트가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자 투심 급격히 회복됐다"고 전했다.
또 "외국인 매수가 기조적인게 아니라 단타성에 대한 차익실현의 성격이라 기관도 편하게 매수에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10.40위에서는 이익실현 물량이 많이 나오는 등 조정의 조짐이 엿보였다는 분석이다.
그는 "기관들이 110.40~110.50을 타켓으로 매수했다"며 "이는 시장이 조정의 과정을 거쳐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 동시호가에서 가격이 많이 밀린 것도 이런 전망의 배경이다.
이어 그는 "차익실현의 심리가 있어 미국장을 좀 보고 가야 할 것"이라며 "내일은 조정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투신사 한 채권담당자는 "이 총재의 발언이 다 예상됐던 부분이지만, 실제로 말이 나오니까 시장이 민감히 반응한다"며 "지난달과 대외경제여건이 많이 달라져서 더 강한 반응이 나온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가 최악을 지나서 좋아지고 있고 한은이 금리인상에 조급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란 큰 그림이 바뀌진 않았다"면서 "변동성이 커진 만큼 경기지표나 내일 경제전망 등에 시장은 민감히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시장의 영향이 더욱 커진만큼 오늘밤 미국의 채권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최종고시한 수익률은 국고채 3년은 6bp내린 4.00%, 국고채 5년은 7bp내린 4.49%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