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의 레체시에 모인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에게 다시금 위기를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금융시장에서 정부의 개입 수준을 줄여나갈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연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티모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 미국 재무장관은 14일까지 이틀간의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위기가 완전히 지나간 뒤에 재정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경제 및 금융시장의 회복은 더욱 강력하고도 지속 가능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이트너 장관과 여타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지금 당장은 위험이 모두 사라진 것도 아니며, 재정 지출을 통한 부양 노력을 중단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은 경제 성장이 모든 정책의 초점이며 정책을 전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중국과 일부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지출 감소세가 중단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주요국의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최근 회복세도 불균등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주요국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매우 민감한 쟁점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특히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국제금융시장의 조달 비용을 높이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 성급하게 긴축 기조로 돌아설 경우 이제 막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경기가 질식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확대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인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내외 재정 지불능력(fiscal solvency)이 의심받게 되고 이는 대단히 큰 시장의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IMF 등을 통해 제출되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 선까지 급등하는데서 보이듯 투자자들은 특정 '출구 전략'을 원하거나 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정부 당국이 이 문제를 고민해주기를 원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막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데 정부가 딱히 부양대책을 회수할 묘수가 없는 그런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정부가 2011년까지 재정적자를 반감하여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긴급 구제 프로그램들은 일시적인 것이며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G8 재무장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금 당장은 긴급 조치들을 회수할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시점이 최적이 될 것인가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큰 의견 차이를 발견했다.
페어 슈타인브뤽(Peer Steinbrueck) 독일 재무장관은 자신들이 아직 위기 관리 면에 집중하고 있지만, 또한 인플레이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상당히 큰 비중을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크리스탱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프랑스 재무장관은 너무 이른 시점에 출구전략을 늘어놓는 것만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G8 재무장관 회동은 7월 초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 성격을 가진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