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실무 격변 불보듯한데 내용숙지·인력 모두 부족
[뉴스핌=한기진 기자] 전자어음법 시행이 11월로 예정돼 있지만, 위반시 과태료 부과만 엄포놨을 뿐 제도가 미흡해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어음을 주로 이용하는 중견기업들은 전자어음을 다룰 전문지식을 가진 실무자가 부족해 시행초기 혼선이 속출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1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앞으로 의무적으로 전자어음을 사용케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정안은 나왔지만, 제도변화에 따른 후속조치들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은 실무 처리 과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불명확한 것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종이어음을 은행창구에서 교환하는 업무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이 전자어음을 발행하고 교환하는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하는데 아직 절차나 방식에 대한 숙지가 부족해 나타나는 문제다.
실제, 현재 법 개정안만 발표됐을 뿐 은행이나 해당기업에서는 정확하게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또 증권예탁원에 예탁절차를 거쳐야 하는 현 제도가 향후 전자어음이 본격화되는 시기에는 어떻게 바뀔지도 명확하지 않다.
김앤장 이선지 변호사는 “법 적용상, 절차상 아직 불분명한 것이 많아 실무에서 절차상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자어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외부감사 대상 회사(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의 주식회사)는 종이어음을 발행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은행권에서도 전자어음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음의 역할을 대체해온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및 구매카드가 이미 널리 퍼져, 전자어음의 활용정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미 대기업간 거래에서 90%가 상거래채권으로 거래되는데 이를 현재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등에서 나온 구매카드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 처리하고 있어, 전자어음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다.
결국 전자어음은 이러한 거래에서 배제되는 중견기업들만 해당될 것이고, 어음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기업들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자어음으로 위변조를 방지하고 거래가 투명해지는 유통상의 장점과 은행에서 부분할인도 가능해지는 장점도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어음제도의 전산과 제도변화 숙지가 아직 미흡하다”며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으면 결국 정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란 어음대체수단의 일환으로 납품기업이 거래은행으로부터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납품대금을 대출받아 조기에 현금으로 회수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대신 상환하는 결제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