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변동성이 심한 코스닥 종목에 투자한 경우가 아니다.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와 금융감독원가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내달 초 조사결과에 대한 발표를 앞두고 '수익률 조작이냐' '제도의 한계냐'를 두고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 ELS 수익률 조작 공방
문제의 ELS상품은 지난해 4월 22일 한화증권이 POSCO와 SK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마트ELS 10호'. 개인투자자들에게 68억원 어치를 팔았던 상품이다.
이 ELS상품은 1년 만기일인 지난 4월 22일 당시 포스코와 SK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75% 이상일 경우 연 22%의 고수익을 내주기로 돼 있는 구조였다. 따라서 만기일인 지난달 22일 투자자들의 관심은 포스코와 SK 주가에 쏠려있었다.
당일 포스코는 최초 기준가 대비 80% 수준이어서 나름 안정적이었으나 SK 주가는 76~77%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장마감 동시호가때 13만주의 대량 매물이 쏟아져 기준가의 74.6%인 11만 9000원에 마감됐다. 불과 600원 차이로 22%의 수익률은 날라가고 원금의 74%만 남게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ELS의 헤지를 담당했던 캐나다은행인 로얄 뱅크오브 캐나다(RBC)이 대량 매도를 낸 것이 드러나면서 수익률 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
과연 이같은 상황이 인위적인 수익률 조작일까 아니면 헤지 프로그램상 나타나는 불가피한 상황일까. 일단 전문가들은 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 "예고된 오해...제도개선 불가피"
A증권사 ELS 운용 전문가는 "트레이더는 모두 헤지운용 시스템에 따라 운용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작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스템을 벗어난 운용을 하게 되면 리스크관리부서에서 체크되기 때문에 작위적인 운용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한다.
수많은 증권사 등의 ELS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은행에서 몇십억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주가조작을 했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란 추정이다. 다만 이들 전문가들 또한 투자자들이 ELS 수익률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공감한다.
만기일 장종료 전에 들고 있는 기초자산 주식을 모두 팔아야하기 때문에 장종료 직전에 대량 매도하는 경우가 많고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주가가 급격한 변동성을 겪게돼 투자자들로선 수익률 조작에 대한 의혹을 갖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B증권사 ELS 전문가는 "헤지운용 시스템에 따라 장종료시점에 주식을 대거 처분하다보면 해당 증권사 창구로 매도물량이 잡히게 되고 시장충격이 불가피하다"며 "그럴 경우 의도는 안했지만 투자자들은 정서적으로 ELS 운용역들에 대한 조작 의혹을 갖을 수 있다"고 전해왔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여러차례 경험한 국내 증권사 운용역들은 차선책을 쓴다.
이 운용 전문가는 "이같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기술적으로 종가에 처리하기보단 장중에 주가흐름을 봐가며 미리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캐나다은행의 경우 일반 영업점 등이 없어 고려해야할 상대방, 즉 투자자들의 항의가 적다는 점에서 원리 원칙대로 시스템에 따라 장마감시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기초자산 종목 제한...3~4일 평균주가 활용' 대안
결국 이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기초자산에 편입할 수 있는 종목을 시가총액과 거래량을 감안해 초대형 종목으로만 제한을 시키던가, 아니면 만기일 하루 종가가 아닌 3~4일 평균주가를 활용하는 방안 등 근본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ELS자금은 기초자산이 되는 기업에 60%가량 투자되고, 나머지 40%는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 후 만기일까지 ELS 헤지프로그램에 따라 매매된다.
헤지 프로그램은 통상 주식이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구조인데 만기일 즈음엔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들고 있는 해당 주식을 종가 상황과 무관하게 대거 처분해야 한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관련 사안에 대한 수익률 조작 의혹이 계속 불거져왔던 것.
대형증권사 ELS 운용역은 "종가에 영향을 미쳐 수익률이 달라지면 투자자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는 경우가 워낙 많아 국내 증권사 운용역들은 만기일 장중에 물량을 줄이는 방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며 "하지만 외국계은행 등에선 헤지프로그램에 따라 원칙적으로 ELS를 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같은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