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주식매수청구권' 으로 합병무산의 쓴맛을 본 두 회사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나란히 2009년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양사는 보란듯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LG이노텍은 연결기준 매출 5470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145.9% 급증한 12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을 만족시켰다.
LG마이크론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 넘는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86% 급증한 수치다. 매출액도 시장의 추정치를 상회하는 262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실적발표 후 양사 주가는 오히려 동반 하락했다.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충분히 반영된데다 단기적인 조정을 받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7일 "지난 1차 합병 시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국내 주식 시장이 많이 안정을 찾고 있고, 펀더멘털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며칠새 주가가 조금 빠지긴 했지만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잠시 조정을 받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최현재 애널리스트도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각각 6만5075원, 2만9011원으로 현재 주가와 갭이 크다"며 "이로 인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식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법정 사항에 관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는 경우, 이에 반해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소유주식의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다면 주주가 주식매수청구를 해도 투자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그럴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양사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고 합병 분위기도 무르익어가자 외려 '돌다리도 두드리는'식으로 신중을 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LG마이크론은 애초 지난 6일에 실적을 발표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지난 4일 합병에 관한 이사회가 열린 직후 실적을 앞서 발표했다.
LG마이크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보고서가 발표 후 일주일 뒤에 효력이 발생한다"며 "합병 일정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6일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LG마이크론과 겹치는 사업영역도 없고, 남는 인원도 없기 때문에 합병 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인원이 오히려 부족해 연구개발(R&D) 부문 중심으로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결국 합병에 대한 걸릴돌이 전혀 없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이에따라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은 '연매출 3조원, 시가총액 1.5조원의 글로벌 종합 부품회사'라는 꿈을 지척에 두게 됐다.
한편 양사의 합병비율은 LG이노텍 보통주 1주당 LG마이크론 0.4716786주며,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