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계량적기준으로 합격여부만 결정, 약정체결은 달라”
- 현대오일뱅크 문제없어 자율추진 애경은 이미 약정적용중
[뉴스핌=한기진, 배규민 기자]30일 채권은행들의 주채무계열 재무평가 확정을 앞둔 28일 시장에 “재무구조개선약정체결 11개사는 확정, 3개사 추가될 수 있다”는 설이 돈 것과 관련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는 등 관심도가 급팽창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 작년말 현재 632%라는 높은 부채비율이 문제된 대우조선해양 및 역시 조선사인 S사, 애경, 현대오일뱅크 외에 D(화학, 건설, 금융), D(건설, 섬유), H(종합물류), E(건자재, 건설), W(교육, 식품)그룹과 반도체제조사인 H사 등 11개사가 언급됐다.
여기에 추가로 3개사가 포함될 수 있음이 거론됐다.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기준만 놓고 보면 유력해 보이는 기업들이다.
◆ 부채비율만 놓고 보면 유력
확인 취재 결과 기업의 재무구조만 놓고 평가한 결과는 “유력해 보인다”는 신용평가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물류기업인 H그룹 및 현대오일뱅크는 모두 신용등급이 더블 A나 A0 이상인 곳들로 단순 부채비율로만 평가해서는 안되는 사업성을 가진 곳이라 “이번 재무평가 불합격에 포함되기는 논란이 있다”라는 지적이다.
신용평가 관계자는 “단순 부채비율만 놓고 평가하면 대부분 해당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평가 관계자는 “신용등급상 A급 이상인 곳 중 사업성 자체만 놓고 보면 구조조정을 들이댈 때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실제 재무평가결과 불합격으로 분류된 현대오일뱅크는 재무구조개선약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오르긴 했지만 경영내용은 아무 문제 없어 자율추진하기로 채권은행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애경은 작년 8월에 이미 약정을 체결했고 이행하고 있는 중으로 이번 평가에 제대로 이해되고 있는지 여부만 확인한 것으로, 평가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2010년까지 기존 약정이 유지된다.
재무평가는 부채비율 등 계량적 지표로만 평가했지만, 논란거리를 내포하고 있다.
가령 조선업은 독특한 회계처리 방침상 부채비율만 보면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가 충분하다.
때문에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부채비율의 중요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세계적인 조선사들의 부채비율(작년 9월말 기준)은 STX조선 1478%, 삼성중공업 758% 등이다.
이처럼 높은 이유의 출발점은 선박은 저가인 벌커가 척당 1억달러, 드릴쉽(Drillship)과 같은 특수선은 척당 10억달러의 고가의 제품이라는 데 있다.
워낙 고가라 선주들의 주문에 따른 주문제작방식으로 운영되고, 대금이 일시에 지급되지 않고 건조일정에 따라 일정비율로 나눠 거래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 나눠 받는 대금이 선수금으로 이는 기업회계기준상 부채로 계상하고, 선박 건조과정 진행률에 따라 매출로 인식하게 된다.
즉 신규수주가 증가해 수주잔량이 많아질수록 선수금 규모는 확대되고 덩달아 부채비율도 상승하는 것이다. 일감이 많은 회사일수록 선수금 잔액이 많고 부채비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불합격 대상으로 거론된 정유사와 물류회사에 대한 평가도 같다. “신용등급도 높고, 사업성자체가 구조조정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다만 W그룹에 대해서는 “의외”라는 지적과 함께, 평가 기준에 따라 “불합격할 수 있다”라는 데 의견이 갈렸다.
◆ “계량화된 수치로만 평가, 약정체결에는 가치판단 적용”
주목해야 할 점은 대상 기업으로 거론된 4곳은 올해 주채무계열로 신규편입된 5개사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들은 작년말 현재 신용공여액이 1조2107억원 이상인 계열로 신규 주채무계열로 편입됐다.
차입 증가이유가 인수금융 조달, 선수금환급보증 및 차입금 증가 및 운전자금 등이 이유였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채권단도 재무구조평가에서는 부채비율 등 계량화된 수치로만 합격, 불합격 여부를 가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불합격 기업들이 모두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주채권 은행과 부채권 은행 3곳이 의논해 계열사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고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채권은행 또다른 관계자는 “합격, 불합격이 중요한 기준이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약정체결시 자산매각 등 나서야
30일 재무구조평가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이들 기업들에 대해 재무구조약정대상을 가려 5월부터 자산매각 등의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채권은행들이 평가 기업들의 부실을 현실화시키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채권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감독원과 강구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제한이 많아 현실적으로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의 기능을 강화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압박 수단을 강구하고 제도적 뒷받침을 보다 강화해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면 부채비율, 자구계획 이해여부, 신용평가 등의 항목을 평가 받아야 한다.
자구계획에는 자산매각, 계열사매각 등이 포함되며 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도 이뤄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모두 그룹사라 어느 정도 역량이 있는 곳들로, 채권단 평가기준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일 뿐 기업생존으로까지 연결지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