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걸릴 일 1년 목표 "돌격 앞으로"…고비용구조
[뉴스핌=한기진 기자] 순수 영업을 통한 수익은 소폭 흑자에 그치는 부진함, 과도한 팽창이 부른 고비용 구조 고착화, 연체율 상승, 수익성 전망 시계 '제로.'
LG카드 사장 출신으로 스스로도 카드전문가라고 불렀던 '우리은행 박해춘 전(前)행장'이 불과 2년도 안돼 내상과 후유증이 복합 발생하고 있다.
정작 원인을 제공한 그는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옮기며 금융계 일각으로부터 '영전'했다는 평을 얻었지만 남은 은행 임직원들만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금융위기라는 돌발변수가 있었지만, 세계최고라는 조선업이 호황을 틈타 중소형사가 난립, 결국 구조조정대상 1순위로 지목되듯 현실은 냉혹한 결과만을 따진다.
◆ 공격적 영업 거듭했으나 수익창출력은 크게 못 미쳐
우리금융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 카드부문은 지난 3/4분기까지 누적기준 세전이익 724억원에 당기순익으로는 525억원을 남겼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계 카드부문에 크게 뒤지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1/4분기 비자카드 지분매각에 따른 1회성 특별이익 480억원을 빼면 순수 영업 이익은 45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다 3/4분기까지 누적 충당금 규모도 1020억원에 이르렀다. 금융감독원이 위험에 대비코자 대손충당금적립기준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4/4분기 730억원이었던 게 올들어 대폭 늘었다.
1/4분기 바닥을 쳤던 연체율은 분기가 지날수록 치솟고 있다.

비자카드 지분매각이익은 적어도 3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 비자가 지분을 배분하면서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3년간 팔지 않기로 서로간에 암묵적으로 동의해서다.
이에 대해서 우리은행의 설명은 다르다. "BC카드측과 지분 매각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카드부문 실적과 관련,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비용증가와 대손충당금적립기준 강화 등이 있었지만 비자카드 지분 매각이익 등이 흑자규모를 크게 차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카드업계 거의 모든 종사자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개인들의 소비침체, 조달금리 급등으로 인한 비용증가 등으로 리스크관리에 올인할 때”라고 할 정도로 지키기에도 급급한 형국인데, 우리카드는 수익증가보다 영업비용증가세가 더 큰 고비용구조로 변해버렸다.
영업비용의 경우 2007년 1/4분기만해도 890억원 2/4분기 1110억원, 3/4분기 141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1/4분기 1980억원, 2/4분기 1950억원, 3/4분기 173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최대 1000억원 늘어나는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영업수익은 2007년 1/4분기 1850억원, 2/4분기 2020억원, 3/4분기 1950억원, 올 1/4분기 2670억원, 2/4분기 2520억원, 3/4분기 2640억원 등으로 영업비용 증가폭에는 못 미쳤다.
◆ 과도한 목표설정, 조급증이 불러온 내상
2007년 4월 취임 후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박해춘 행장은 취임 100일만에 '자산 200조원' 돌파를 기념하기 지난해 7월 18일 처음으로 언론에 나타났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취임 100일만에 자산 46조원을 늘려 자산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며 "시장을 선점하는 선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목표였던 3년내 10% 달성을 1년대 10% 달성으로 바꿨다. 그는 "LG카드 사장으로 일해보니 카드 시장은 선점이 매우 중요하더라"고 주장했다.
시중은행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카드모집인제도를 도입하는 등 "카드는 서서히 점유율을 올리는 게 아니라 규모를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여야 한다"며 전방위적 공세를 펼쳤다.
당시 5월 기준으로 우리은행(카드)은 매출액 기준 6.4%의 점유율로, 1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월 2조9000억원, 연간으로 약 35조원의 매출을 올려야 가능한 수치였다.
5월7일 출시한 '우리V카드'가 두달여 만에 50만좌를 돌파했다. 은행측은 "타사의 인기카드가 회원수 30만명을 돌파하는데 보통 8~9개월 걸린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밝히는 등 성과를 자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의 시발점이라는 지목을 당했고, 감독당국마저 자제를 요청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1분기만해도 2조4780억원이었던 카드자산이 올 3/4분기 4조148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8.08%로 높아졌다.
하지만 그 대가가 뼈 아파 보인다. ROA(총자산이익률)는 6.1%(지난해 3/4분기), 5.4%(지난해 4/4분기)에서 3/4분기 2.5%로 급격히 하락했다.
그의 파격적인 경영스타일이, 불과 1년만에 업계 유일 적자와 수익성 하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겨 주었다.
◆ 후유증 감당은 남은 우리은행 임직원 몫
업계가 우려하는 건, 당장의 적자보다 부정적인 결과들이 앞으로 하나 둘씩 나타날 거란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회원을 급격히 크게 늘린 만큼, 이들의 연체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 초까지 과당경쟁을 벌인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실질연체율은 지난해 말 2.14%, 올 1/4분기 1.75%로 하락하다 2/4분기 1.91%, 3/4분기 2.28%로 상승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총회원수는 지난해 3/4분기 760만명에서 올해 3/4분기 970만명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전 행장이 벌려놓은 걸 뒷수습하고 있다"는 불만에 대해 이 관계자는 "조직에 있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시장상황이 좋았으면 결과도 좋았을 것"이라면서 "카드산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있어야 하고, 리스크관리가 잘 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걱정되는 건 소비자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경우"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직면하게 될 현실은 국내외 유수 기관들이 내놓은 경제전망치가 예측하기 쉽게 쏟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