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현금 3조원 있는 회사가 유동성 위기라면, 유동성 위기가 안 생길 기업이 어디 있겠냐"고 항변했다.
STX그룹은 당시 그룹의 현금유동성이 STX와 STX조선에 각각 3000억원, STX팬오션에 7000억원, 유럽의 아커야즈에 7500억원, 중국 다롄조선소에 7300억원 등 총 3조원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그룹의 순차입 규모는 2000억원으로 총자산대비 0.8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아울러 M&A로 급성장했지만 다른 기업들과 한묶음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M&A 과정에서 투입된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고, 투자자금 회수가 빠르다는 점 등에서 다르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STX그룹은 지난 2001년 인수한 STX조선 인수자금 1000억원을 2년만에 구주매각 등으로 6500억원이나 회수했다. 4200억원에 사들인 STX팬오션도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와 국내 증시상장으로 2년만에 1조5200억원을 돌려받았다. STX에너지 역시 배당을 통해 인수금액의 두배에 달하는 1000억원을 회수했다.
또 지난해 10월 7400억원을 들여 아커야즈 지분 39.2%를 인수하면서도 STX조선 6500억원과 STX엔진 900억원의 내부 가용자금을 바탕으로 인수대금을 부담했다.
즉, M&A발(發)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이 차입인수(LBO)방식을 동원했던 것과는 다르다. 풋백옵션이나 이자비용 증가와 같은 부담은 없다는 얘기다.
◆ "차입금 적고, 투자자금 회수 빠르다"
게다가 아커야즈를 인수한 자금 역시 경영권에 필요한 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각함으로써 조기에 회수할 계획이다. STX가 현재 확보한 아커야즈 지분은 공개매수분까지 포함해 97.9%로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STX는 이달초 프랑스 정부에 아커야즈 프랑스법인 지분 일부를 40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이중 2000억원은 조만간 들어오며 2000억원은 1년 뒤 들어올 예정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STX는 우크라이나와 독일 지사의 상선부문 매각에 성공, 6000억원이 이미 유입됐다.
투신사의 한 채권 펀드매니저도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커야즈(현 STX유럽)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각키로 해서 자금 상황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며 "선수금이 있고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니까 벌크시황 악화 등에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지난 8월에 보유 현금 규모를 밝힌 이후 큰 투자건이 없었으므로 (현금보유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용평가회사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신정평가는 지난 6월 STX조선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한단계 상향 조정한 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STX조선이 3/4분기 영업적자를 냈지만 이는 선박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한 것이고, 수주물량이 많아 장기적으로 보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말부터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2005년부터 시작된 조선업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져 하락신호가 늦게 온 것"이라고 말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3~4년내 벌크운임지수(BDI)가 3000~4000으로 회복할 것이고 내년에 16척의 신규선박을 인수받고 추가로 받는 건 파이낸싱을 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위기가 1년 이상 갈 것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