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시장금리 하향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일정규모의 채권펀드기금을 조성해 시장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금리 인하를 유도하려는 시장안정의 묘약이다.
현재의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금융위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의 취지는 바람직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강도 높은 시장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중에는 돈 가믐 사태로 시름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은행채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통화안정증권 환매,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확대 등 전방위적인 수단을 동원해 유동성을 공급중에 있다.
그럼에도 시중금리는 사실상 요지부동이고 시중자금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CD)과 은행채 금리는 각각 0.48%포인트, 0.81%포인트가 떨어지는데 그쳤다. 또 기업어음(CP)은 0.02%포인트 하락했고 3년짜리 회사채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시중금리의 하락수준은 기준금리 인하폭인 1.25%포인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이 지난 9월 이후 시중에 풀었거나 공급예정인 자금규모는 20조원에 이른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이다. 그럼에도 시중금리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은 시장불신이 큰 탓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상존하고 있는데다 실물경제 전망이 워낙 나빠 기업과 개인, 금융기관까지 현금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임계점에 이른 시장의 돈 가믐 사태에 유수작용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용한 방안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채권펀드를 어떻게 조성하고 운용하느냐이다.
금융위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 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대략 10조원 수준으로 잡혀 있다고 전해지는 펀드자금 조성이 관건이다. 펀드의 목표가 금리인하에 있는 만큼 은행과 보험사가 주요 출연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예외없이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다. 펀드출연이 쉽지 않은 셈이다. 연기금은 여론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만큼 한 발 물러서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은 등이 어떤 식이든 출연자금을 공급해야 한다. 출연기관이 갖고 있는 국공채와 은행채 등을 사들이고 이 돈을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연하는게 손쉬운 방식을 꼽을 수 있다. 나머지 부족한 돈은 출연기관이 총자산 규모등을 고려해 분담하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지금의 시장상황이나 경기전망, 국내외경제여건으로 볼때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딱 맞는 처방의 효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긴 어렵다. 복합적인 처방을 병행하는게 옳다. 기존의 유동성 공급방안의 지속적인 추진은 물론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지급준비율 하향조정 등도 검토해 볼 일이다. 이는 시장안정에 무엇보다 중요한 신뢰확보의 핵심수단이기도 하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