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사는 18일 오전 7시7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이 발표가 있은 후 채권금리는 국고채를 중심으로 급등했다. 국고채금리 급등은 17일 오후장 중반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지난 12일 4.94%였던 국고채금리는 17일 장중한때 5.50%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를 125bp나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연최저치(4.39%)에 비해서는 100bp 이상 급등한 것이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자 한국은행이 드디어 움직였다. 17일 장마감후인 오후4시 오는 19일 1조원의 국고채단순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10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 발표후 시장은 한은의 시장안정 후속조치가 없다며 보완조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한은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고채 시장이 불안감으로 경색되기 시작하자 한은은 조치를 취했다. 금융시장불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이성태 한은총재의 다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총재는 선제적 안정조치를 강조하지만 한은의 실무자들은 뒷북대책을 내놓는데만 급급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의 채권시장이 마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하고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시사한 것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11월 금통위 하루 전날 4.55%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7일 장중 5.50%로 100bp 가까이 급등했으니 이런 해석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이들은 기업 및 가계대출과 직결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 및 은행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에 만족했던 한은의 스탠스가 너무 근시안적이었다고 질타했다. 지표 채권인 국고채 금리의 하락 없이는 은행채, 크레딧물의 금리가 하락하는 것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채 매입 등으로 CD금리가 11월 금통위 전날부터 17일까지 모두 40bp 급락하고, 단기 은행채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단기자금 사정은 나쁘지 않다.
반면 시장의 불안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CD, 은행채 등 크레딧물 금리의 하락폭은 제한됐다.
지표채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국고채가 불안한 상황에서 은행채, 크레딧물을 과연 매수할 수 있겠냐는 심리가 컸던 탓이다. 여기에 국고채 금리가 올라오면서 은행채, 크레딧물 등의 금리 메리트가 반감된 것도 이유가 됐다.
금융위원회 역시 시장에 대해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채권안정펀드의 자금 출자 기관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자 금융위가 회사채 등 크레딧물 안정을 위해 조성키로 채안펀드에서 국고채를 매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한은과 사전에 협의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것도 시장의 실망감을 키웠다.
어쨌든 한국은행이 뒷북정책이나마 시장에게 코멘트와 실질적인 액션으로 안정감을 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시장의 쏠림현상을 질타하기 전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그 본질을 파악하고 시장과 소통한다면 뒷북정책이란 오명을 벗어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