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 미국 증시의 연일 하락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국내 증시는 그동안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급락했다.
미국 가전업체 서킷시티 파산신청에 이어 1위업체인 베스트바이드 조차 실적전망을 하향하는 등 기업실적 악화로 경기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미국증시가 급락한 것이 국내증시 하락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장중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등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책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장 막판 연기금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증시가 아래쪽으로 변동성을 확대하면서 바닥 확인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권하고 있다.
◆ 코스피 장중 7% 급락..금융주 약세 지속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5.42포인트, 3.15% 하락한 1088.4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1.69포인트, 3.62% 급락한 311.5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새벽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미국증시 급락에 영향을 받으며 50포인트 갭하락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와 옵션만기일 프로그램 차익 매물까지 출회하며 장중 104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막판 연기금의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했으나 1100선을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대우증권의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주식시장은 그동안 불안해하던 시장의 한계가 드러난 하루였다"며 "금융에서 실물로 전이된 위험을 해소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외국인이 36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고 기관도 소폭 매도세로 마감한 반면 개인은 4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은행업종의 급락이 두드러졌다. 8% 이상 급락세로 마감했고 장중 1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철강금속, 증권, 건설업종이 5~6%대 급락세를 보였다
시총상위 종목 중에선 POSCO, 신한지주, KB금융, LG, LG디스플레이 등이 5% 이상 급락했다.
◆ 경기침체+금융부실 우려감 지속..바닥 확인과정 필요
미국 실물경기 침체로 기업실적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또 최근 신성건설의 기업회생철차 신청 등 건설업계의 줄도산 공포가 부각되면서 국내기업의 부실이 금융부실로 연결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건설주들과 금융주들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의 이필호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일본증시가 11월 들어 7~8% 빠졌지만 국내증시는 어제까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장중 글로벌 경기침체, 기업실적 악화 영향이 한번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040선 마저 위협하면서 1000선에 대한 지지여부도 관심거리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증시를 둘러싼 국내외 변수들이 상승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당분간 바닥확인과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늘 미국 증시가 8000선 마저 붕괴된다면 국내증시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안정책 발표가 낙폭을 줄이는데는 일조했으나 지속적으로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래쪽으로 변동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우의 김성주 팀장도 "추가적인 레벨다운의 가능성도 열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진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HMC의 이필호 위원은 "현 지수흐름을 900~1200 박스권에서의 등락으로 보고 있다"며 "1000 붕괴를 염두에 두고 지지선은 전 저점인 900선 언저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