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호재로 추가 반등에 성공했던 국내 증시는 미국에서 기업의 파산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또 장중 대우차판매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관련 부도설 등 PF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서킷시티의 파산보호신청 등 미국발 악재와 국내 기업의 유동성 위기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가 어느정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악재에 대한 내성이 길러진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코스피 사흘만에 하락..대우차판매 '부도설'에 술렁
코스피지수는 1128.73으로 전날보다 23.73포인트, 2.06%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6.43포인트 내린 325.74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미국증시가 서킷시티의 파산보호신청 영향으로 하락 마감하자 장 초반 20포인트 가까이 갭하락하면서 출발했다.
장중 상승전환하는 등 반등을 꾀하기도 했지만 사흘째 반등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호재는 미국증시 하락 영향으로 하루만에 빛을 발했다.
또한 장중 대우차판매의 부도설이 퍼지는 등 기업의 유동성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수급에서는 외국인들이 90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팔자세로 돌아섰고 개인도 300억원 이상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2000억원을 넘어서는 프로그램 순매수세에 힘입어 140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과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전일 상승폭이 컸던 중국 수혜주인 운수장비, 철강금속, 기계업종이 4% 이상 급락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이 8% 가까이 급락했고 시킷시티의 파산보호청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LG전자가 7%, 삼성전자가 1% 남짓 하락했다.
이날 부도설에 휘말리며 가까스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차환발행에 성공한 대우차판매는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 국내증시 내성 길러졌다?
국내증시가 지난주부터 1100선과 1200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주와 비교해 변동폭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날도 국내증시가 장중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달과 같은 투자심리 불안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미국시장의 불안과 장중 일부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부동산 PF우려 등이 제기된 것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고 있는 현상은 지속되고 잇지만 지난 10월 급락상황에 비교해서 국내증시가 상당부분 내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따라서 1000선과, 900선이 붕괴되는 급락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윤학 연구위원은 "국내증시가 이전보다는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길러진 것 같다"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상승의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지난 급락의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도 "미국이 전날 몇몇 기업들의 문제가 재발했지만 신용리스크에 대한 급한 시점은 넘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내시장도 유동성에서 숨통이 트이면서 지난달 전저점에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우리투자의 이윤학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흐름은 각국 정부들이 손을 쓰지 않으면 밀릴 가능성이 더 높다"며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이 이미 기대를 상실한 상황에서 정부에서 확실한 대책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