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은행채를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은행채 시장의 과도한 경색을 풀고 가계의 이자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데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최근 은행채 시장은 상당히 경색돼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져있다.
(이 기사는 24일 오전 7시30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3년만기 은행채의 경우 같은 만기 국고채보다 300bp(3.0%포인트)나 금리가 더 높은 데도 사줄데가 없다. 이같은 스프레드는 시가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은행채 시장의 경색은 CD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의 이자부담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91일만기 CD를 삼고 있는 데 91일만기 CD유통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금리는 최근 열흘연속 오름세를 보여 6.16%까지 치솟았고 더 오를 기세다.
은행채 금리가 아직도 CD금리에 비해 높은데 CD금리는 결국 은행채 금리에 수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채 시장이 이처럼 경색된 건 과도한 불신과 신용공포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신용에 대해 우려가 있는 건 사지 않으려고 하는 게 요즘 시장 세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0%로 0.25%포인트 내리고, 통안증권을 중도환매하고, 총액한도대출을 2.5조원 늘리는 등 통화확대공급 조치를 취했지만 수혜를 본 건 국고채와 통안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국고채 중에서도 국채선물과 연계된 지표채권과 바스켓종목만 강하다. 통안증권금리도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한국은행이 만기이전에 7천억원을 사주겠다고 하자 비로소 스프레드가 줄었다.
지금과 같은 신용경색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사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모두 25조원이다. 혹자는 한은이 4분기 만기도래 은행채 25조원어치를 모두 사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 오해다.
4분기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25조원 중에서 상당수는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금채와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중금채가 차지하고 있다. 이 두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용공포가 작다. 시장에서 소화될 여지가 꽤 있다는 것이다.
23일 채권시장에서 시중은행이 발행한 은행채는 잘 소화가 안됐지만 산금채와 중금채의 경우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꽤 있었고 거래도 제법 됐다.
또 최근에는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돈이 들어오고 있어 은행들이 만기도래하는 은행채를 모두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다가 국민연금이 은행채를 발행시장에서 사주기 시작했다. 다른 연기금도 은행채를 매수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사줘야 할 규모는 25조원에 비해 훨씬 작을 수 있다.
한은이 은행채를 사준다는 건 은행채에 대한 신용보강의 의미가 있고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럴경우 은행채 경색이 풀리면서 은행채 시장이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것이다.
최근 은행채 금리는 매력적이다. 1년만기 은핻채 금리는 7%대 후반이다. 일부 투신사들이 팔고 있는 은행채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금리수준에서 내년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인하가 실시되면 은행채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 이럴경우 은행채펀드는 연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게 투신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은의 은행채 매수가 은행채에 대한 신뢰를 높여 시장에서의 자발적 매수세 유입의 계기가 딜 수 있을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