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락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미국증시 급락에서 촉발됐다. 전날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됐을 것으로 보이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따라 철강, 은행, 건설 등 대형주들이 줄줄히 하한가 행렬에 동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이미 적정가치 이하로 급락하는 상황에서 지지선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스피 9.44% '폭락'...역대 최대 하락폭 & 하락률 '3번째'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213.78로 전날보다 126.50포인트, 9.44%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35.85포인트 하락한 354.28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9.11테러 다음날이 지난 2001년 9월 12일과 나스닥 시장이 급락한 지난 2000년 4월 17일 다음으로 큰 하락폭이다. 코스닥도 지난해 8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이며 역대 하락률 6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급락으로 두 시장 모두 오전부터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은 오전 9시 6분에 코스닥시장은 오전 9시 33분에 발생했다. 이날 발동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8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서도 10번째 발동됐다.
장 시작과 함께 전날 종가보다 6.11% 하락한 1258.38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한때 1265.85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외국인은 636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급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5717억원과 427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1778억원의 차익매수와 2076억원의 비차익매수가 합쳐 총 385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12월물 코스피선물은 전날 종가보다 17.45포인트, 9.97% 하락한 157.50으로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7381계약과 212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7457계약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철강금속, 건설, 운수장비 등의 하락폭이 컸다. 특히 철강금속은 업종지수가 14.34%나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이 가운데도 하한가 종목들이 줄을 이었다. POSCO KB금융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이 줄줄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SK텔레콤은 1.40% 상승했고 KT&G도 보합으로 끝났다.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글로벌증시 '패닉'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가 경기침체 우려감으로 패닉에 빠지며 공포감이 확산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용경색이 더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금일 폭락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미국증시 급락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리보금리가 안정을 찾으며 신용경색이 점차 완화되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시장에서는 신용경색이 좀 더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환율이 급등하고 유동성 자금경색이 커지면서 은행과 건설 등 신용리스크가 큰 업종들의 충격이 컸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도 "정책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실물경기로 위기가 번젔다는 인식이 시장을 패닉으로 이끌었다"면서 "일반적으로 대규모 정부 부양책 이후에는 어느정도 반등이 나타나고 재차 하락하는데 지금은 그 패턴이 빨라지고 있다"고 답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부장도 "일반적으로 시장이 침체기를 나타나면 업계 1등회사는 시장점유율 확대로 선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오늘은 이런 법칙도 무시하고 대형주들조차 줄줄히 급락세를 보이는 등 보기드문 강한 투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 지지선 설정 무의미...변동성 확대될 것
증시 전문가들은 패닉에 의해 이미 적정주가를 하회할 정도로 급락하는 상황에서 지지선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신의 조윤남 부장은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놔야 하며 현재로서 지지선 등 지수자체의 의미는 없다"면서 "대응전략으로는 주식을 하지 않는 것이 대응이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더라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러스의 이경수 팀장은 "이제는 단기 리바운딩 정도에나 기댈 수 밖에 없다"면서 "18일 미국 부시대통령의 경기부양발표 등 미국 쪽에서의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세중 부장은 "실적도 불확실하고 위험지표로써 금리의 기능도 희미해진 상황에서 지수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넌센스"라면서 "이제는 과거를 잊고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