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더이상의 협상은 없다"
[뉴스핌=홍승훈기자] 기륭전자(사장 배영훈)가 일부 비정규직 노조와의 마찰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재개된 노사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노사측은 기륭전자의 핵심 납품처인 미국 시리우스사를 통한 사측 압박을 위해 미국 원정길에 나섰고, 사측도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이전과는 달리 협상 철회입장을 강하게 밝히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듯 급박하게 돌아가자 기륭전자 배영훈 사장은 1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상식을 벗어난 행태와 핵심 주동자의 실체를 알아야한다"며 "지금까진 도의적인 차원에서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제 더이상 협상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배 사장은 "결국 재입사, 즉 고용이 목적이 아닌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는 노조의 요구를 더이상은 수용할 수가 없었다"며 강경하게 대처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기륭전자 노사 마찰은 지난 2005년 8월 당시 기륭전자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하도급업체 직원 일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불법파업에서 비롯됐다. 이후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십차례 협상을 해왔지만 모두 결렬됐다.
특히 전문경영인으로 지난 3월 선임된 배 사장 취임 이후엔 최근 4~5개월동안 30여차례에 걸친 적극적인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양측의 의견차는 좁히지 못했다.
그간 벌어진 7차례의 부당해고 무효소송결과 지방법원에서 대법원판결 모두 회사측의 승소로 끝났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반발은 끝나지 않았다. 민노당 등 정치권과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중재도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김소연 기륭전자 비정규직노조 분회장의 목숨을 내건 94일 단식사건, 여성 조합원의 사망사건 등 한때 언론을 들썩이게 했던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왔다.
물론 이로 인한 회사측 피해도 심각했다. 한때 2억불을 자랑하던 수출규모는 5000만불로 급감하게 되고 경영상황이 나빠지며 수많은 인력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생산이 어려워짐에 따라 회사측은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한때 5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은 이제 100여명 남짓에 불과한 상황.
이에 한때는 본사의 중국 이전을 검토하기도 했다. 배 사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갈 수가 없어 중국이전을 고려한 적도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진 않았다. 우리가 어디를 가도 그 사람들이 안올 것 같지가 않아 보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8월 재개된 노사간 협상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도 했다. 5개월간의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하고 그 기간중 생계비를 지원하고, 교육이 종료되면 협력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노사 양측의 합의가 이뤄졌던 것. 하지만 이 또한 발표 당일 결렬됐다.
배 사장은 이와관련, "지난 8월 13일 노사양측이 의견일치를 보고 14일 사인키로 했으나 노조가 다시 위로금조로 10억원을 요구했고, 일주일 후엔 소송비용을 더해 19억원의 위로금을 요구해 수용할 수 없었다"며 "승소한 쪽에서 패소한 쪽의 소송비용을 대는 경우가 어디있느냐. 이후 이달 12일에도 최종협상을 시도했으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가 없어 결렬됐다"고 전했다.
배 사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이같은 말을 전해왔다.
"금속노조 간부가 그럽디다. 정권도 바뀐다. 회사도 변한다.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영원하다. 외국으로 도망가도 노조의 요구를 끝까지 쫒아가서 받아내고 관철시킬 것이다"라고.
한편 기륭전자 노조원들은 1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며 "현지 서명운동과 함께 기륭전자의 최대 납품처인 시리우스사와의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사측과의 투쟁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시리우스사는 기륭전자가 10여년 가량 위성라디오를 공급하고 있는 최대 납품처로 노조측은 이번 미국 원정투쟁을 통해 기륭전자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3년 넘게 요구하다 최근 22명의 조합원을 자회사로 입사케해달라는 요구를 사측이 거부해 결렬됐다"며 "시리우스사에 납품되는 위성라디오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란 것을 미국사회에 알릴 것이며 미국 노동조합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지와 연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원정 투쟁의 취지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