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내리면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것은 기우다.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나 내려 내외금리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다.
(이 기사는 10일 오전 7시3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외국인이 채권보다는 주식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 채권투자는 스왑을 통한 재정거래가 대부분이어서 금리수준에 영향을 덜 받는다.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걱정도 지금처럼 신용경색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수요에 의한(Demand pull) 인플레를 일으키기는 어렵다.
심각한 유동성 및 신용경색을 풀고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인플레 걱정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금통위의 판단은 적절한 현실인식으로 볼 수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닷새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건 당국이 개입을 한 탓도 있지만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정책이 시장에 만연한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한 측면도 있다.
유동성 및 신용경색을 풀려면 한국은행이 돈을 적극적으로 푸는 게 필요하다. 한은이 돈을 풀어도 은행으로만 몰리고 정작 자금이 필요한 곳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자금을 넘치게 해야만 막힌 통로가 일부라도 뚫릴 수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 등 통화공급확대는 거시적인 정책이다. 한은이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2금융권으로 직접 돈을 공급할 수는 없다.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이 흐르도록 하는 미시적인 대책은 정부의 몫이다.
최근의 유동성 및 신용경색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의 부동산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라는 외부요인이지만 국내적으로도 불안요인이 잉태되고 있었다.
그건 바로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미분양아파트 증가와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이다.
건설업체들은 거의 대다수가 돈줄이 마르고 있다. 이 부분으로 돈이 흐르도록 하지 않으면 연말께 건설업체들은 줄도산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불안요인을 해소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기 어렵다.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가 유독 달러에 약한 건 금융기관들의 달러차입 어려움으로 인한 수급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건설업체 줄도산 우려 등 불안심리가 팽배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 원화값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원화보다는 달러를 보유하려는 심리가 팽배한 것이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이유를 단순히 수급의 문제로만 보지말고 불안심리를 잉태한 근본이유를 찾아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설업체의 한 임원은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심각한데 은행들은 단기자금을 상환하라는 독촉을 하고 있다"면서 "건설업체들은 하나가 무너지면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건설업계에 돈이 돌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미분양아파트를 일정한 가격으로 할인해 매입한 후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으로 신용보강을 한 후 이를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들로 하여금 건설업계에 대출금을 연장하도록 해야한다는 게 건설업체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몇차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돈이 돌 수 있도록 하는 현실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