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구미(歐美) 6개 중앙은행이 일제히 0.50% 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번에 동시에 금리인하를 발표한 곳은 미국과 유럽중앙은행 외에 영란은행(BOE), 스위스국립은행(SNB), 캐나다은행(BOC), 스웨덴 리스크방크(Riskbank)이다.
이외에 홍콩과 중국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이날 금리인하를 단행한 중앙은행에 포함된다. 호주는 전날 1% 포인트에 달하는 대폭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일본은행(BOJ)은 금리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동대응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 50bp 공세적 금리인하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1.5%로 인하됐으며 재할인율은 1.75%로 낮아졌다. 유럽의 기준금리는 4.25%에서 3.75%로 내려갔다.
영국의 경우 5%에서 4.5%로 기준금리가 인하되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 정례회의에서, ECB는 내달 5일 정례 이사회에서 각각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 금리인하에 나선 중앙은행들은 합동성명서를 통해 "상품가격 하락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금융 위기의 심화는 경제성장에 대한 하방위험을 일으켜 더욱 물가 상방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따라서 글로벌 통화정책 여건의 일부 완화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0명 전원 찬성으로 이번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다. 성명서에서는 "최근 거시지표로 볼 때 경기가 최근 현저하게 둔화되었으며 금융혼란의 심화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져 지출이 더욱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반면, "인플레 압력은 높지만 위원회는 에너지 및 여타 주요상품 가격 하락과 경기 전망의 약화로 인해 인플레 상방 위험은 줄어들었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한편 중국 런민은행(PBOC)은 독자적으로 9일부터 1년물 대출금리를 6.93%로 0.27%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전날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홍콩은 9일부터 기초금리 도출 공식을 기존 '미국 기준금리+150bp'에서 가산금리 부분을 0.50bp로 100bp(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 글로벌 정책 공조의 새로운 장.. 효과는 일시적일 듯
이번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협조 금리인하는 미국과 유럽으로 금융 위기가 신속하게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혼란을 막기 위해 단행된 것으로, 이례적인 정책 공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조치로 인해 글로벌 정책공조는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발생 때에도 구미의 금리인하 공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금리인하에 동참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이른바 '최종 대부자(last resort) 역할을 강화함에 따라 조달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시장의 신뢰도도 분명히 높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도 향상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수 있고, 기준금리 인하 정도로는 시중 조달 금리 상승 영향을 모두 막아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또 사실 금리인하는 공조가 쉽지만 정작 필요한 재정정책은 유로존의 경우 중앙 정부나 기구가 없는 상황에서 공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날 영국 정부는 독자적으로 은행의 우선주를 매입하고 유동성을 투입하는 구제 대책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이 공동계획 도출이 쉽지 않자 각국 정부는 개별적인 정책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또 중앙은행들이 오죽하면 이번과 같은 쉽지 않은 집단 대응에 나섰을까 하는 우려감도 제기되면서, 앞으로 일련의 추가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폭이 상당히 컸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히 급락한 금융자산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시도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뜨거운 편은 아니었다. 개장 초 급락 양상을 보인 미국 증시는 일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심한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정책 공조가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깊고 심각하게 전개되는 금융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은 아니라는 점에서 폭발적인 기대감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은 고비를 넘을 때마다 떡을 받아먹는 호랑이처럼 끊임없이 추가 대책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더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제로'금리까지 가야 요구가 멈출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