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 가능성이 검토되는 가운데, 연준의 이 같은 균열이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경기 하방위험은 증가한 반면 물가 전망은 다소 개선됐다"며, "이런 조건 하에서 현행 정책 기조가 적절한 것인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버냉키의 발언은 금융 위기가 심화되면서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도록, 중앙은행이 좀 더 완화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성명서를 통해 "재무부의 지원 하에 상업어음(CP)을 직매입하는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위기감이 다소 줄어들면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 월요일까지만 해도 이번달 말 정규 회의 때 0.75%포인트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가 58%나 반영되었으나 화요일에는 그 기대가 38% 선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0.50%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 이상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연준의 수장이 이처럼 금리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연준 내 강경파들은 경기침체 진입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당장은 금리인하가 해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주목된다.
◆ 다소 누그러진 강경파들, "현행 정책기조 적절"
전날 리처드 피셔(Richard Fisher)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 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당분간 미국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금리인하가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의 발언 기조는 최근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피셔 총재는 계속해서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압력이 예상대로 완만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또 이날 제프리 래커(Jeffrey Lacker)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 경제는 공식 침체로 진입했다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도 "아직 경기둔화 속도는 완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달 전까지만 해도 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만해질 것으로 보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해 금리인하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래커 총재는 시장이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구제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재무부의 조치가 금융자산 가격 안정화에 다소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결국 주택가격 하락 폭이 궁극적인 손실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구제대책으로 모든 손실이나 금융기관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준의 향후 정책 행보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갈수록 금리인하 요구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실효 금리가 2% 밑으로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명목 금리인하는 큰 의미가 없는 상징적인 것일 따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준의 CP 직매입과 같은 금융자산의 매입 등 실질적인 위기 대책이 좀 더 강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버냉키 의장의 태도나 강경파의 의견 충돌 양상이 단순히 내적인 균열로 정책 신뢰를 약화시키는 악재인지 아니면 시장 및 여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발본적인 시도인지 선뜻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