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제금융 법안이 예상밖에 미 하원에서 부결되자 전세계 증시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법안 통과가 시기적으로 지연될 뿐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이를 대체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제금융안의 본래 취지와 이를 통한 시장개입 강도는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즉 7000억 달러라는 금액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과 조건부 자금지원이라는 불확실성이 시장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선 전일 부결된 구제금융 법안이 오는 10월 2일 이후 재상정되더라도 원안에 비해 그 내용과 규모가 상당부분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일의 부결사태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 법안은 주후반 통과되면서 하원과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이미 의회에서 수정에 대한 기본적 취지가 상하원의 지도부를 통해 공감을 얻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미국 내에서는 구제금융법안 이외의 확실한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구제금융안의 원래 취지와 이를 통한 시장개입 강도는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높다.
최근 1주일 동안 진행된 미국내 법안 수정과정에서도 기존 7000억 달러 중 2500억 달러는 바로 지원할 수 있지만, 1000억 달러는 대통령 승인, 나미지 3500억 달러는 의회 승인을 거치게 하는 등 단계적 지원으로 내용이 바뀐바 있다.
이에 따라 유대교 휴일로 알려진 9월30일~10월1일 부결된 구제금융 법안이 재수정될 경우 7000억 달러라는 금액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과 세부세칙 마련에 따른 조건부 자금지원이라는 불투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도 "전혀 생각지 못한 사태"라고 규정하며 "미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경제논리 보다는 정치논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결국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임이 분명한 시점에서 시간이 다소 지연될 뿐 공자금 투입은 기정사실로 봐야한다는 것이 오 파트장의 주장이다.
오 파트장은 "다시 전저점을 테스트하는 상황까지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법인과 정부투자기관의 환매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단기 수급여건 또한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미 시작된 유럽지역의 금융위기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고민해봐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북미시장대비 조용했던 유럽금융시장은 9월말 들어 영국의 B&B가 국유화된 것을 비롯해서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의 대표 은행인 Fortis도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고 국유화 절차를 밟는 등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만이 아닌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경우 국유화 및 구제금융 지원이란 빠른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위기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파급효과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강현철 팀장은 "7천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29일 미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정권역에 노출되는 모습"이라며 "당사자격인 미국 증시가 7~9% 가까이 폭락한 것도 문제지만 그동안 잠잠했던 유럽증시가 금융권에 대한 부실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 금융위기가 여타 국가로 확산되려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 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