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은 이 전통시장에서 시장상인들이 어떤 고층을 겪고 있는 지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경기가 워낙 나쁜데나 생활용품 가격이 너무 올라 장사가 안된다는 푸념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장사도 장사지만 진짜 문제는 손님의 발길이 아주 끈어질까 걱정이라는 하소연도 있었다.
강 장관과 전통시장을 동행했던 몇 명의 주부들도 시장상인들과 똑같은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들은 강 장관과 함께 제수용품등을 구입하며 장바구니 물가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재강조했다. 강 장관은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 서민경제가 어떤 지경에 있고 영세상인들의 고충이 무엇이며, 주부들이 장바구니 들기가 얼마나 겁나는 지를 생생하게 보고 느꼈을 것이다.
정부가 5일 발표한 생활공감대책은 이같은 현장 상황을 반영한 우리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생계지원대책에 해당한다. 사회복지, 경제, 사회 안전, 교육 문화 체육등의 4대분야 67개 과제가 우선 선정과제로 꼽혔다. 여기에 서민생활에 파급효과 큰 전통시장 영세상인 소액대출, 빈곤층 아동에 대한 자녀양육비 지원, 환급대상 소득세 찾아주기 등의 10대 과제를 새로 선정해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강 장관의 전통시장 방문이나 생활공감대책등은 경기가 어렵거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을때면 늘상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겉 포장은 언제나 그렇듯 했지만 일시적이고 형식적 이었던 까닭에 이제는 깜짝 쇼이자 아주 식상한 대책으로 인식돼 있다. 이번 정부가 내논 생활공감대책은 공감가는 내용이 많다. 서민과 영세상인, 소외계층에 일견 용기를 북돋게 한다.
그러나 정부가 목표한 정책효과를 거둬 국민신뢰를 얻는 일은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컨대 전통시장의 영세상인에 대한 소액대출은 재원확보등을 이유로 미적대서는 안된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미리 재원을 마련해 영세상인에게 즉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서민생계형 업종을 창업이나 소규모 법인 설립때 부과하는 국민주택채권이나 도시철도채권 매입의무도 당장 폐지해 시행하는게 옳다. 관계법규와 제규정등을 정비하기 위해 시간을 끌면 소외계층이 실제 혜택을 입는다해도 피부에 와 닿지 않을게 분명하다. 정책효과가 떨어질 뿐 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국민신뢰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아직도 불안정한 상태다. 생활필수품의 원료등 원자재의 대부분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경제의 상황을 감안할 때 물가가 하락안정세로 돌아서길 기대하기는 당분간 힘들다. 시장가기가 겁날 정도로 올라 있는 생활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할게 뻔한 까닭이다.
지금의 우리경제가 총체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선봉에 서야 한다. 국제경제환경을 철저히 탐색해야 하고 국민과 기업을 보듬고 살펴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의 정책책임자는 물론 정책실무자와 여타부처의 최고정책책임자들도 수시로 현장경제를 챙겨야 한다.
서민과 소외계층의 생활안정과 경기활성화의 단초는 경제현장에 숨어 있다. 그 단초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거나 의례적인 일회성 행사 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마련한 정책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민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서민과 소외계층은 우리경제의 말초신경에 해당한다. 말초신경이 제기능을 잃으면 전체 건강이 한순간에 망가지게 마련이다. 경제살리기 보다 급한 일은 없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