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
"비굴착 기술력이 확실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업종 분류가 건설업이라고 대출 심사도 똑 같이 건설업으로 해 주니 억울할 따름입니다"
"자료를 보니 수출시장 개척에는 무역협회와 연계한 싼 자금을 주는데 수입도 일어 나야 경제가 돌아가는 법이니까 수입업협회와도 손잡아서 싼 자금을 공급하시는 게 어떠냐"
윤용로 기업은행장 일행이 지난 27일 오전 9시 30분 성남공단에서 마련한 중소기업인과의 타운미팅은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소통의 자리였다.
"지난 7월에 조직개편을 하면서 영업 경험이 있는 직원을 대거 기용해 심사전문성과 영업마인드 균형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건설업이라고 천편일률적으로 심사하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전혀 어렵지 않은 어휘로 좌중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위트를 적절히 섞어 웃음을 자아내는 고충상담을 충실히 하다 말고 틈만 나면 말을 바꾼다.
"알파카드 아시죠? 많이 써 주십시오. 그래서 나는 수익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더 싸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급여통장, 예적금 이런 것도 많이 드시면 여러분께 다 혜택이 돌아갑니다"
이번이 벌써 10번째 중소기업인들과의 맞대면이다. 취임한 지 얼마 안된 지난 3월 18일 경기도 광주에서 시작해 경북 구미 등 이번을 합해 모두 약 600명의 기업인들의 흉금을 털어 내고 기업은행 상품을 더 많이 들도록 마음을 움직였다.
"환율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전문가라고 딱 딱 맞추면 딴 직업으로 바꾸지 그거 계속하겠습니까?" 환리스크 관리를 짚은 난해한 질문에 외화분산 거래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권유하기 위해 운을 뗀 반문이었다.
"즉시 확인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정충현 부행장 역시 솔직하고 정중한 윤 행장 화법을 거들고 나서니 설득력 극대화로 어우러진다.
이어진 업체 방문. 기술력과 소신 경영에 남다른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이디 박용후 대표이사와의 조우는 마치 끈끈한 신뢰로 이어진 벗들을 연상케 했다.
"독일 기업을 철수시킬 정도로 세계적 성과를 일구셨다니, 은행들이 더욱 발 벗고 지원해 드려야죠"하니
"IT산업 다음은 로봇 아니겠느냐 자신합니다. 대기업도 포기한 일이지만 우리 기술력으로 충분히 해 볼만 한 일이에요"
교육기자재에서 계측기 등 산업장비에 이어 로봇 분야까지 수 많은 특허로 업력을 일으키고 있는 (주)ED측으로부터 외식도우미 로봇 '아로'가 오는 10월이면 개발이 마무리돼 대기업 외식업체 지자체 등에 보급할 예정이라는 낭보에 함께 기뻐하는 자리였다. 아로는 아름다운 로봇을 줄인 이름만큼 이쁜 도우미다.

기업을 보는 눈, 업황이 생동하는 현장을 읽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은행가 본연의 일이라면 경영자로서 직원과 머리를 맞대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업체 방문을 마치자 마자 윤 행장은 황급히 길을 나섰다. 성남지역 각 직급을 대변할 직원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지날 듯해서 서두르는 것이었다.
3년 임기가 차면 떠나야 할 사람이라며 스스로 과객을 자처한 뒤 평생직장으로 가꾸어야 할 직원들의 투지를 일깨우고 나선 윤 행장의 장벽 허물기가 성공해서였을까 음식을 들면서 실전 문답이 즉석으로 이뤄진다.
"IT기업이 많은 곳에 입점해 있다 보니 처음 한 번, 아니면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고객들이 오시지 않고 인터넷뱅킹으로 은행 볼일을 처리하신다"는 한 여직원 "은행 홈페이지가 펀드나 방카슈랑스 상품을 들고 싶게 자극해 줘야 하는데 업데이트가 잘 안되는 등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본부 부서 일감을 마구 만들어 주거나 어느 점포는 지금 자리보다 옮기는 게 좋겠다, 요즘 밑바닥 경기는 힘겹다, 고객들의 안목과 까다로운 입맛 맞추기가 어렵지만 어떡하겠느냐 우리가 분발하자……
최근 끝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구기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의 성과를 일군 야구대표팀이 떠올랐다. 혼연일체를 이룬 팀웍이 낱낱의 역량을 단순 합산한 것을 월등히 초월한 에너지로 분출했던 감동의 결집체.
"많은 개인고객들에게 이제 기업은행서도 좋은 금융상품이 많다는 것을 인지시키는데 성공했는데 중요한 것은 한 차원 높은 진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윤 행장의 뜻과 여기에 반응하던 직원들의 눈빛이 진심에 기반한 것이라면 "4등 은행에서 1등 은행으로" 도약이 어려운 과제만은 아닐 것이라는 느낌을 안겨 준 하루였다.
이런 현장나들이는 오는 9월 9일 경기도 안산과 같은달 23일 경기도 여주·이천으로 맥을 잇게 된다. 도대체 끝간 데 과연 어디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