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보면 개인유흥비 등을 법인카드로 사용한 사례가 한 두차례에 그친게 아니다. 지난 2005~2007년 3년동안 개인유흥비와 내부임직원과의 유흥비로 무려 35차례에 걸쳐 3천800여만원을 사용했다. 또 임직원과의 골프를 친 경우도 136차례로 골프비용만 7천500만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한마디로 회삿돈을 내 주머니 돈처럼 쓴 것이다.
증권예탁원은 또 업무관련성이 밀접한 옛 재정경제부 직원들의 유흥비를 법인카드로 대신 내준 사례도 감사원에 적발됐다. 법인카드를 아예 빌려준 어처구니 없는 사례도 있었다는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술값과 내부직원들의 유흥비 등을 법인카드로 결제해 회삿돈을 주머니 돈처럼 써 적발된 것은 증권예탁원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감사원의 감사결과 수차례 지적된 내용이다. 상급기관에 해당하는 관련부처 직원들의 유흥비를 대신 갚아주거나 법인카드를 빌려 주는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공기업이 도덕적 해이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그러진 단면이다.
증권예탁원은 증권사로부터 주식거래대금에 대해 증권예탁수수료와 결제수수료로 일정비율(0.00551%)을 징수하고 있다. 말하자면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경영활동과는 무관하게 보이는 수익이다. 하지만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피와 같은 돈이다. 주식투자자는 주가하락으로 터지면서 수수료로 꼬박 꼬박 받친 돈이 비리의 잔치 비용으로 새어나간다는 사실에 참담해 할 뿐이다.
더욱이 감사원은 증권예탁원이 받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고 수수료를 내리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감사원은 지난 2003∼2007년 5년동안 증권예탁원이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로 3천384억원을 징수해 1천990억원을 비용으로 충당하고 1천394억원 수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증권예탁원의 자금운용 부대수익이 1천733억원에 달해 이를 합치면 3천127억원의 수익을 냈는데 자체사업등에 대한 적자 236억원을 보전하고도 2천89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수수료를 주식예탁 등의 소요경비로 충당하더라도 증권예탁원이 증권사로부터 받는 주식예탁 및 결제수수료는 각각 58.8%, 92.4% 인하, 대폭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감사원의 지적처럼 증권예탁원의 대규모 흑자는 수수료를 과다징수한 결과로 보인다.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도덕적 해이도 따지고 보면 수수료 과다징수로 빚어진 잘못된 관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증권예탁원의 연간 평균 인건비는 무여 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감사원의 지적처럼 개인유흥비와 상급기관 직원들의 유흥비를 회삿돈으로 쓰고 불요불급한 사내복지비와 문화체육비로 지급된 사례도 있다. 경영활동과 별로 상관없는 수수료 받아 이런 식으로 쓴다면 삼척동자도 경영이 방만하다는 사실을 안다. 이제 증권예탁원은 증권사로부터 거두는 수수료를 적정수준으로 인하조정해야 한다. 유가증권을 맡아 관리하고 결제하는데 필요한 소요비용 정도를 수수료로 징수하면 된다. 수수료로 거둔 수익이 수천억원이나 누적돼 있다는게 말이 되는가.
주식거래대금에 징수하는 수수료 인하조정은 증권선물거래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일이다.증권선물거래소도 얼마전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증권예탁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받은 적이 있다. 수수료를 적정수준으로 인하조정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신뢰회복이자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