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운 시장조사 기관인 영국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선박 수주잔량을 기준으로한 세계 50위 조선사 중 국내 업체는 지난 2006년 5월말 9개사에서 올해 4월말 16개로 늘었다.
2년만에 국내 7개 조선업체가 세계 50위권으로 진입한 것이다. SPP조선, STX대련, 한진 수빅조선소 등이 새로 진입했고, 특히 신조사업에 신규 진출한 후발 조선소인 대한조선(40위) C&중공업(47위) 등이 처음으로 올렸다.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면서 중소 조선소들이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선박 블록을 납품하던 하청업체들도 선박 건조에 뛰어든 영향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새로 선박 건조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만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소 조선업체들이 가세하며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확고히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수주량의 40%를 휩쓴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60% 이상의 수주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 "중소 조선사 육성해 산업의 허리 강화해야"
하지만 중소 조선업체들은 보이지 않는 장벽들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과잉투자론'이다. 중소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면 지나친 수주 경쟁으로 이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2010년이면 선박 수주가 내리막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과잉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반면 중소 조선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틈새시장론'이다. 즉 대형 조선소들은 해양플랜트와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늘려가지만 중소 조선소들은 벌크선 등에 주력한다는 얘기다.
한 중소 조선업체 임원은 "대형 조선소들이 타산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벌크선 등 저부가가치 선박시장을 가만히 놔두면 중국 업체들에 다 넘어간다"며 "이 시장을 국내에 붙잡아두고 중소 조선소를 육성해야 한국 조선 산업의 허리가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 개발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벌크선 등의 호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과잉투자를 걱정하기 보다는 중소 조선업체의 경쟁력을 키워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선박건조량의 47%를 싹쓸이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일본은 1979년부터 오일쇼크 등을 겪고, 공급과잉 등을 우려해 신규 설비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점차 격차도 커지고 있으며, 중국에게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일본 조선업체들도 2000년 이후 신규 조선소를 설립하는 등 다시 움직이고 있다. 중견업체인 미나미조선은 연내 준공을 목표로 조선소를 신축중이고, 대형 조선소인 가와사키조선도 중국에 대형 도크를 완공했다. 미우라조선도 도크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중국의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중국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需國造)' 정책을 내세워 오는 2015년에 1위에 올라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력한 중앙, 지방정부의 의지로 인허가 및 금융 등에서 한국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 "인력 확보·금융 등 지원 절실"
국내 중소형 조선소와 조선 기자재 업체들은 지난 5월 '한국중소형조선협회'를 결성했다. 현재 13개 중소형 조선소와 37개 조선 기자재 업체가 참여하고있다.
이들은 우선 우수 인력 확보가 중소 조선사들의 현안이라고 말한다. 조선 분야는 전문기술과 설계 능력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사활을 좌우한다.
국내에는 대형 조선소 퇴직자 등 우수 인력이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 기술의 해외 유출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중소 조선업체들은 우수 인력이 해외로 빠지지 않고, 중소 업체로 흡수될 수 있게 정부와 대형업체들이 협조해주길 바라고있다.
금융 지원도 시급한 상황이다. 시설투자 등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한다는 것.
한 중소 조선사 임원은 "해외에서 수주를 받아 배를 만들고 있는 과정인데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며 "몇 번의 현장 실사 등을 거친 후에 겨우 국책은행에서 지원을 받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특히 선주들은 조선사에 선박을 주문할 때 해당국 은행에서 일종의 지급보증을 요구한다. 이를 '환급보증'이라 하는데 선박이 제때 건조되지 못했을 때 발생할 피해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이 환급보증이 있어야 계약이 발효되고 대금 지급이 시작된다. 하지만 일부 신생업체들은 금융기관이 환급보증을 해주지 않아 계약이 어려워졌다는 소문도 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1970년 제 3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중화학 공업육성 정책에 의해 육성돼 지금의 세계 1위에 오른 것 처럼 조선사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