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엔 국민은행 주가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밑돌면서 주식매수에 따른 자금 마련 및 주가부양책 마련이 다급해졌다.
또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예상보다 많아져 지주사를 설립하는데 많은 돈(자본)을 쓰게 되면 향후 지주사의 출자여력이 줄어들고 M&A전에서도 불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지주 설립 초기엔 자회사 출자한도는 거의 제로나 다름없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대안마련 또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주가는 9일 5만6100원으로 마감, 지주 전환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인 6만3293원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8일엔 5만5000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그나마 9일 1100원이 올랐지만 여전히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밑돌고 있다. 최근 대내외적인 변수에 따른 증시급락으로 국민은행 주가 역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주가부양+외부투자자 유치 시급
만약 이처럼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밑도는 상태가 주식매수청구 기간인 오는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지속될 경우 주주들이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은행은 주식매수에 따른 자금 출혈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부양이 가장 당면과제"라며 "이를 위해선 자사주 매입과 현재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이나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등 우호세력 규합이 시급하고 이 두가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해외 IR을 추진하는 등 전략적 혹은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어서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은행 안팎에서 전해져오고 있다.
게다가 국민은행은 지주사 출범 후 추가적인 은행 인수는 물론이고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M&A도 시급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를 설립하는데 자기자본을 지나치게 많이 써 버리면 향후 출자여력이 줄어들고 M&A전에서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창욱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도 "자체 자금만으로도 최대 25%까지의 주식매입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BIS비율 및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자본 유치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주가부양 노력이 오는 8월 말 까지 성과를 보지 못하면 자칫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대거 몰리면서 지주사 전환이 물거품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큰 자본유출 없이 지주사를 설립하는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자본유출 최소화, 출범후 출자여력 확보가 M&A성공 관건
더군다나 지주 출범 초기엔 자회사에 대한 출자한도가 거의 바닥이 난다.
국민은행의 지난 3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15조9000억원이다. 자기자본의 30%까지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기 때문에 약 4조7866억원의 출자한도를 갖고 있다.
지주사의 경우 자기자본의 100%까지 출자할 수 있지만 지주 설립 초기엔 자회사 주식과 지주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이미 자회사에 100%가까이 출자한 상태이다. 따라서 출자여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향후 자회사들이 이익을 내고 배당을 받음으로써 출자여력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의 이익창출력이 늘어나지 않고 있고 특별이익 등도 거의 소진되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 및 금융권 M&A전이 열리면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주사가 자기자본을 어느 정도 쌓는 시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다면 그 다음에 M&A전이 시작되더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그 전에 경쟁이 불붙을 경우 지주사 출범이 오히려 M&A전에선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증자를 검토할 수도 있는데 보통주의 경우 주주가치 하락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우선주 발행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또 과거 우리금융이 LG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자회사인 우리증권을 감자한 후 출자여력을 확보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당시엔 채권기관의 관리 하에 매각이 이뤄진 예외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법을 고쳐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출자한도를 현행 100%에서 더 확대하거나 혹은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지면 그나마 부담을 줄여줄 여지는 있다.
최근 증권연구원 주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도 이같은 방안이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