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은 최소 50억 달러에서 최대 80억 달러에 이르는 지속적인 달러 매도 실개입과 당국자들의 구두개입을 병행하면서 환율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렸다.
이제는 당국이 시장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나오면서 환율을 어느 정도 선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일단 한국은행 안병찬 국제국장과 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이 '환율 상승 심리가 깨질 때까지' 또는 "현재 수준에서 개입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한 바 있고, 장중이나마 900원대에 진입한 이상 당국이 세자릿수 환율을 목표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있다.
최근 한국은행 이광주 국제담당 부총재보가 올해 2-3월 환율을 균형으로 보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어, 대체로 강도높은 개입이 지속될 경우 960원선까지는 떨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이 강력한 대량 개입을 하더라도 장중 10원 이상 반등을 보인다는 점에서, 에너지 수입용이나 은행들의 외화부채 차환용, 그리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관련 역송금용 등 달러 수요가 만연돼 있다는 지적도 있어 이를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원/달러 환율 28원 급락, 3일간 당국 강력 개입으로 45원 이상 속락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04.90원으로 전날보다 27.80원 급락했다. 한때 996.00원까지 하락하면서 세자릿수에 진입하는 등 당국변수에 시장은 요동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4일 1050.40원으로 마감한 이래 종가대비로 사흘동안 무려 45.50원이 떨어지는 폭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30일 1002.60원 이래 두달여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996.00원까지 급락, 지난 4월 29일 998.80원 이래 역시 두달여 최저치를 세웠다.
역시 당국의 입김은 거셌다. 오전장 초반부터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안정을 취하던 당국은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한산하면서 취약한 점심시간 전후 시간대를 이용해 달러 매도 공세를 대규모로 단행하면서 환율을 급락으로 이끌었다.
장중변동성이 33.50원에 이르는 급변동 장세가 연출됐다.
이날 하루동안 은행간 거래량이 서울외국환중개 119억 41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47억 5100만 달러로 총 166억 9200만 달러에 이르러 사상 2번째 외환거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외환거래량 중 절반 가량은 당국의 개입 물량으로 추측할 만큼 당국은 현재 외환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당국은 실개입뿐 아니라 구두개입에도 나서면서 시장에 강력한 환율 안정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재정부의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장막판 "외환당국의 환율안정 노력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며 "일방적 기대심리가 불식될 때까지 추가적 조치가 계속될 것이다"고 말하면서 종가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장중에 "원달러 환율 상승 심리가 바로잡힐 때까지 외환시장 개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동시에 환율 잡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날 외환당국의 개입 규모에 대해서는 최소 50억달러에서 최대 80억달러까지 대량 개입했을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오전장 초반 5억달러 가량의 매도 개입에 이어 취약한 점심시간을 이용해 30억달러 정도 매도개입을 단행했으며 오후장 막판 구두개입에 이어 다시 한번 최대 30억 달러 가량 매도 개입을 했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정부 외환당국이 작심을 하고 나선 것 같다"며 "장마감 이후 거래를 정리하고 포지션을 기록하다보니 새삼스럽게 개입에 대해 놀랍다는 생각이 버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체로 거래규모를 고려해 최소 50억달러에서 60억달러 정도가 당국의 매도개입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그렇지만 하루종일, 그리고 막판까지 결제를 처리했기 때문에 개입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70억달러에서 80억달러는 됐을 것으로 본다"며 "1020원에서 장중 두번이나 1000원이 깨졌다는 점에서, 규모 자체적으로 60억달러가 크긴 하지만 더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당국이 1000원 밑으로 환율이 떨어지기를 작정한 듯하다"며 "며칠 전 한은 이광주 이사가 900원대 환율을 얘기한 바 있어 이것이 외환당국의 목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내 달러수요 강력 존재, 장중 반등 신호 해석 주의해야
그렇지만 결제수요는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어 향후 당국이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때 다시 반등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이 딜러포지션에 대해 롱포지션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만약 시장의 딜러나 역외 포지션이 롱이었다면 반등 시도가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작심하고 한은까지 가세된 마당에 시장에서 롱을 쥐기가 쉽지 않다"며 "역외 역시 최근 1057원대 고점에서 50원 이상 급락하는 강력한 개입 상황에서 롱포지션을 유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참여자들은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선 이상 이제는 환율이 세자릿수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여전히 결제수요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은 변수임에 틀림없지만 당국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당국이 대규모로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역외쪽도 달러화 손절매에 가세하는 등 환율 하락요인이 불거지고 있다"며 "1000원대 유지도 불안한 상황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제 10~20원 정도 더 밀려 역외쪽도 손절매로 완전히 돌아서면 시장은 이제 숏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달러화를 사모으던 역외쪽 움직임도 중요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기본적으로 당국이 1000원 밑으로 환율이 떨어지기를 작정한 듯하다"며 "며칠 전 한은 이광주 이사가 900원대 환율을 얘기한 바 있어 이것이 외환당국의 목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는 "정부의 강력 개입이 환율을 급락시키고 있으나 기본적인 수급이나 펀더멘탈상 960원 밑으로까지 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오늘 미사일 사태가 환율 급락을 다소 완충했다면, 향후 국제유가 반등이나 주식시장 등 여건이 당국의 개입에 도움이 되느냐 여부가 관건일 듯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처음에는 40억~50억달러 수준으로 개입을 봤으나 최소 50억달러는 넘은 것 같다"며 "그 정도만 하더라도 놀라운 규모이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환율은 960~1030원선에서 거래될 것 같다"며 "당국이 환율상승 심리를 죽이겠다고 하니 매도개입이 더 나오고, 환율도 개입 강도에 따라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국의 개입 강도가 향후 장세를 좌우할 것이나, 환율이 장중 두번씩이나 10원 가량 반등한 것을 잘 볼 필요가 있다"며 "정유사의 국제유가 수입용이나, 은행들의 해외조달 악화에 따른 차환용, 그리고 역외의 주식 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등 결제수요가 만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