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침은 시중유동성이 과도한 만큼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기업 관련 M&A 대출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 한마디로 '남의 돈'을 끌어다 M&A를 추진하려던 기업들로서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반면 현금이 수북한 기업들의 경우 한껏 여유를 갖게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재계 판도를 바꾸어 놓을만한 '대형매물'로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현재 직접 인수를 표명한 후보들은 POSCO GS 두산그룹 한화 STX그룹 등 5개 기업에 달한다.
변수는 '대기업 관련 M&A 대출 심사가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질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단순 은행대출에 그칠지, 아니면 재무적 투자자도 해당될지, 보험과 연기금을 포함한 민간영역까지 포함될지, 기존 M&A대출의 조기상환도 포함되는지 등 변수가 적지않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규제수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세다. 다만 재계일각에서는 이번 정부방침으로 현금흐름이 좋은 포스코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M&A규제 강화시 인수자체가 차질...POSCO만 가능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하게 추진한다고 가정할 경우 M&A열기가 축소돼 인수 자체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관들이 신규 M&A투자와 관련된 모든 형태의 자금지원을 제한하면 사실상 POSCO만 인수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에는 빠른 시일내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는 정부 목표와 상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대부분 연기금과 은행 등으로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들이 인수전에 재무적투자자조차도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 50% 처분을 가정할 때 GS조차도 2조원 이상을 추가로 직접 조달해야 하는데 이는 대규모 자산매각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정부의 유동성 규제와 공적자금 회수라는 두가지 목표가 상충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만일 유동성 규제에 보다 힘이 실린다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 자체가 지연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대우조선 인수프리미엄↓ 인수자들 영향 제각각
이번 규제조치로 일단 대우조선해양은 M&A 프리미엄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번 조치로 인수 후보 기업들이 받게 될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주가면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인수자금에서 유리한 POSCO는 인수부담이 줄어든 것이 긍정적이다. 반면 인수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이 예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
GS의 경우는 다소 복잡하다.
이훈 애널리스트는 "일단 인수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인수불확실성으로 할인 받던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며 "반면 인수자체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인수 추진시 무리수를 둘 가능성과 인수프리미엄이 낮아진 점이 서로 상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인수전에서 많이 멀어진 회사들에 대해서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화와 관련,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불확실성으로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할인받았다"며 "인수가 무산된다면 주가가 급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M&A규제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알 수 없고 김승현 회장의 인수의지가 매우 확고하기 때문에 아직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STX그룹도 한화처럼 지난달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M&A가 주가할인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인수무산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그룹에 대해서 이상훈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이미 M&A가 어느정도 진행된 기업여건상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며 "이번 조치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인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