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론스타는 두 차례의 배당과 블럭세일 등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투자한 돈의 85.4%를 회수했다. 이후 추가로 지분 51.02%를 분할해 시장에 내다팔고 또 중간배당을 받으면 약 1조원으로 추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한다고 해도 손해날 것이 없는 장사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4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2심 판결 결과에 상관 없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판결 뿐 아니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 등 모든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다, 국민정서 등도 감안해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 주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초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시사해 온 데에서 뒤로 물러선 셈이다.
이렇게 되면 론스타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외환은행을 재매각 하기까지는 아무리 빨라야 올 연말께로 예상되는 헐값매각 1심 판결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론스타로서는 외환은행 지분을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없는 10% 미만으로 쪼개 시장에 팔아버릴 가능성이 크다.
◆ 외환은행 매각 장기화 불가피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의 최근 미묘한 입장변화는 외환은행 매각 장기화를 예상케한다. 지난 20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관련 2심 판결이 어떻게 날지 모르고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은 아직 1심 판결도 나지 않았다"며 이같은 법적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금융감독당국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당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장 원만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시엔 외환카드 주가조작 2심 판결이 외환은행 매각의 실마리를 풀 '계기'가 될 것으로 금융계는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판결 등을 포함한 법적 불확실성 해소 등을 전제조건으로 사실상 제시함에 따라 오는 7월말 론스타와 HSBC간 계약기간 내에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미 여러차례 HSBC측이 밝혀왔듯이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매계약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론스타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다른 국내은행으로의 매각 또한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 이미 투자원금 85%회수+51% 분할매각 대금도 4조여원
론스타와 관련된 재판이 모두 3심까지 이뤄져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몇년이 더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환은행 재매각이 언제 결실을 맺을지 모른다면 차라리 지금 블럭세일에 착수해 한두달 안에 처분하고 떠난다해고 손해볼 것이 없다는 지적도 속출하고 있다.
이미 지금까지 회수한 돈은 1조8000억원으로 원금의 85.4%를 회수했다. 여기다 앞으로 51%의 지분을 블럭세일 하면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4조7000억원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게 된다. HSBC로 매각 때 뽑을 수 있는 돈 5조9000억원과 비교해도 1조2000억원 수준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론스타로서는 1조원이 조금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투자자들의 회수 요구를 모른체하고 외환은행을 묶어두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에 쓴 돈은 모두 2조1548억원이다.
그런데 론스타가 지난해와 올해 외환은행 배당으로 받은 돈은 각각 4167억원, 2303억원 등 647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외환은행 지분 13.6%를 분할매각해 1조1927억원을 챙겼다.
세전 기준으로 총 1조8397억9987억원을 회수함으로써 투입한 원금의 85.4%를 이미 회수했다. 또 외환은행은 올해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에 올 상반기 결산이나 분기 결산 이후 배당을 통해 추가로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게다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2672주)를 지난 20일 종가인 1만4400원에 판다고 하면 4조7382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이는 HSBC와의 계약금액(주당 1만8045원) 5조9375억원과 비교해도 1조1993억원의 차이가 날 뿐이다. 또 HSBC와의 계약당시(2007년 9월3일) 종가가 1만46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금액도 1조13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1조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위해 마냥 기다리느니 중간배당과 분할매각을 통해 당장 회수하고 나가는게 이익이라는 셈법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분할매각해서 팔고 나간다고 해도 감독당국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국내은행 대형화 경쟁과 맞물려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 등이 외환은행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들 국내은행들이 블럭세일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지며 이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블럭세일에도 참여해 1%미만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블럭세일 결과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만큼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가 확립되지 않으면 정부계 은행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현재 수출입은행이 6.25%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은행도 6.12%를 갖고 있다. 이 두 기관의 외환은행 지분을 합하면 12.37%를 정부계가 갖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