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 후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으로 약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은 오후 들어 소비자물가가 예상 이상으로 높게 나오면서 약세 폭을 더욱 키운 채 마무리됐다.
3년만기(7-7호)국채수익률은 5.54%로 전일대비 0.08%포인트 상승, 5년만기(8-1호)국채수익률도 같은 폭 상승한 5.62%에 마감됐다.
국채선물 6월물은 전일대비 28틱 하락한 106.44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사는 2일 오후 4시 33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9% 상승, 시장의 컨센서스 4.36%를 훨씬 웃돌았다.
장 초반 소비자물가가 이런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 소비자물가가 5% 가까이 치솟자 시장 참가자들은 매도 공세를 지속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국채선물을 순매도해 외국인은 3461계약, 은행은 6129계약의 물건을 덜어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치솟은 원인으로 고유가 외에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꼽았다.
고유가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환율 상승으로 물가를 더욱 부추겼다는 비난이다.
정부가 물가상승세에 심각성을 인식, 고환율 정책을 선회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2차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후에도 4%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 전문가들은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까지는 아니겠지만 인하는 현재 상황에서 꿈도 꿀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속속들이 나왔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 5%대에도 도달할 것으로 예상, 심각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오늘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월 말이 아닌 5월 중 물가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물가는 더 치솟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장은 물가상승세를 이미 심각하다고 인식, 이에 대해 선반영해 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의 조정 폭은 다소 약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더욱이 고물가는 내수경제의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경기상승세 둔화 역시 무시할 수 없기에 물가와 경기는 지속적인 대치 상황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그러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 "경기도 길게 보면 피크 아웃된 상황인데 물가가 현 레벨에서 유지되면 한은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 두달 동안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돼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6월을 전약후강 장세로 봤지만 5월 물가가 이정도라면 6월에는 물가가 5%대까지 올라설 것이기에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장에 대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경기는 수출이 받쳐주고 있지만 물가는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어 저점매수보다는 고점매도 플레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연구원은 "오늘 나온 소비자물가는 기름값이 오른 것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아 물가는 향후 5%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오석태 연구원은 "물가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기가 나빠진 게 물가 때문인데 물가가 꺾이면 경기가 좋아지는 게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또 내릴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이 지금 내려가고 있지만 적어도 1000원은 깨고 내려가야 하고 기름값 상승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물가가 안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