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쟝-클로드 트리셰(Jean-Claude Trichet) ECB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경제적 충격 요인이 더욱 가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트리셰 총재의 발언은 유가가 130달러를 넘어선 충격으로 유럽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반적인 염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미국 경제가 불황 국면에 빠져들면서 유럽은 세계경제의 중요한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유로존 경기둔화의 파급효과는 미국과 아시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인터뷰가 ECB 창립 10주년 기념을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제 ECB는 유로화를 공통 화폐로 사용하는 15개 유럽 국가를 대표하는 중앙은행이다. 이른바 '유로존' 경제는 그 규모가 8.9조 유로에 달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한편 신문은 ECB가 지난해 6월 이래 4% 기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다수 전문가들은 고유가 우려만 아니었으면 ECB가 금리인하에 나섰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4월 기록한 유로론 인플레율을 3.3%로 중앙은행의 억제 목표치 2%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 10년간 유로존 평균 인플레율은 연간 2.1% 정도로 억제 목표치를 살짝 넘는 정도였는데, 성장률이 평균 2%에 실업률이 하락했기 때문에 ECB가 크게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 인터뷰에서 유럽이 직면한 몇 가지 과제로 인플레이션과 신용시장 혼란 등을 제시했다. 시장의 혼란으로 유로존 국가들 사이에 채권수익률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고, 이탈리아에서는 위험이 높다고 하여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기도 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물론 그는 충격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한다면 아직 금리 스프레드는 여전히 완만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리셰 총재는 최근 조사 결과 향후 5년간 유로존 인플레율 전망치가 1.9%로 나왔다며, "이는 전문가들이 중앙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능력을 신뢰한다는 말"이라며, "고물가 시기가 다소 이어질 수는 있지만, 우리는 중기 물가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럽중앙은행 창립 10돌, 성공 거뒀다
ECB는 1998년 6월 1일 탄생했다. 처음에는 11개국으로 이루어진 국가블록의 중앙집중화된 통화정책 단위로 자신의 위치를 세웠다. 유로화는 1999년 초 첫 데뷔했으며 이 당시 달러/유로 환율은 1.17달러 였다.
통화 출범 이후 22개월만에 환율이 83센트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제는 1.6달러 선까지 올라서며 강세 통화로 우뚝섰다.
영국과 덴마크를 제외한 모든 유럽연합 국가들이 모두 유로화를 채택해야 하는 상태라 ECB는 그 영향력과 함께 또한 정책 운용의 어려움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셰 총재는 유로존 고용시장이 미국 등에 비해 아직은 신축적이지 못해 개혁의 여지가 있다며, "유럽의 성장 잠재력으로 보면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개혁이 가속화되면 성장력이 강화되며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는 경제전문가들도 적지는 않았다.
일례로 전 미국 연준리(FRB) 부의장을 지냈던 프린스턴대학의 앨런 블라인더(Alan Blinder) 교수는 "ECB의 통화정책은 서로 다른 조건에 있는 다양한 유로존 국가들에게 제대로 맞춤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긴장을 양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수출 주도형의 독일 경제는 최근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블라인더 교수는 유로존 국가들 사이의 긴장은 줄어들고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제대로 성공했다"며, "이제는 유럽[공동시장]주의(Europeanism)를 실감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