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7일물 RP금리)를 현 수준인 5.00%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통화당국이 밝힌 기준 금리 동결 원인은 한마디로 ‘성장의 하방 리스크과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동시에 증대’한 데 있다. 즉, 경기와 물가의 현재의 움직임이 통화당국으로 하여금 어느 한쪽을 중시하기 보다는 모두를 동시에 고려할 수 밖에 없게 하였다.
아울러 “유가 및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금년 중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고, 물가 상승세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는 코멘트에서 보듯, 앞으로 나타날 성장과 물가의 움직임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통화당국의 전망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5월 금통위의 결정은, 정책금리 인하를 기대하였던 시장의 예상과 다른 것이다. 시장의 예상과 통화당국의 정책결정에 괴리가 발생한 데는 최근 통화당국이 물가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즉, 최근 나타난 원유 가격 및 원/달러환율의 급등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4월 회의에서 ‘경기의 하방 리스크 요인 현재화’에 대해 강조한 반면, 5월 회의에서는 경기 하방리스크와 함께 물가의 상방리스크를 같이 언급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 물가에 대한 통화당국 스스로의 전망도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안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유가 및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상승세 확대가 예상되며, 연간 물가상승 목표도 사실상 상향 수정될 것”으로 변경되었다.
지난 4월 회의에서 통화당국이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 스탠스가 ‘물가 안정’에서 ‘경기 부양’ 쪽으로 바뀌었다는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과는 정반대이다. 물론 5월 회의에서,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의 4.7%에서 4.5% 이하로 하향 수정될 예정임을 언급하였지만, 정책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 쪽으로 다시 돌아 갔다는 판단이다.
향후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할 변수는, 통화당국이 스스로 언급한 ‘유가’와 ‘원/달러환율’이다. 만일 향후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새로운 예상범위인 4.5%를 살짝 하회하는 수준으로 밖에 낮아지지 않고, 유가와 원/달러환율이 현재보다 상승하거나 현재와 비슷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반대로 유가와 원/달러환율이 하향 안정되어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치 상단에 근접하게 된다면 통화당국의 관심은 다시 경기쪽으로 이동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유가나 환율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강화되기 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의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결정은 짧은 시각이 아니라 긴 안목을 가지고 하는 것이며, 통화정책 결정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하였다. 이는 통화당국이 중시하는 주요 변수 – 물가,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정책이 변할 수 있고, 또 향후 물가나 환율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등장할 경우 새로운 변수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상황에 맞는 유연한 통화정책 결정’이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입장의 천명은, 시장 참가자들이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강하게 ‘베팅’할 수 있는 여지를 상당히 축소시킬 것이다. 따라서 향후 금리는 현재의 기준금리(5.00%)와 적당한 (+) 스프레드를 유지하며 경제지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따라서 금리가 특정한 방향의 추세를 가지고 움직이기 보다는 당분간 제한된 수준에서 등락하는 정체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