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매각작업이 국제분쟁이라는 복병을 만나며 장기간 표류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1대주주인 IPIC와 GS칼텍스간의 지분매각작업이 속도는 내는듯하더니 결국 2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반발하며 '국제 분쟁중재 신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GS칼텍스와 GS홀딩스, GS건설을 대상으로 현대오일뱅크 주식매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25일 싱가포르 ICC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주주간 계약 위반에 대한 법적 분쟁 중재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공식 선언, 내심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확신하던 GS칼텍스로서는 또다시 'M&A 좌절'이라는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반드시 인수"
현대중공업의 '공격적' 인수 방침 선회는 표면상으로는 2대주주로서의 권리를 무시당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실제 최근 불거져 나온 GS그룹과 IPIC측이 현대오일뱅크 지분매각 작업을 강행, 현대중공업측의 심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2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법률적 분쟁(legal dispute)통지를 제기해 현대오일뱅크 매각작업이 중단돼 온 터였다.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IPIC는 지난 1999년 현대오일뱅크 지분 50%를 확보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콜옵션을 행사해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던 지분 20%도 추가로 인수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현대오일뱅크 지분 19.8%를 소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PIC측이 법률적 분쟁상태를 무시하고 GS그룹 계열사와 지분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GS그룹 계열사 3사를 법원에 가처분신청하게 됐다"며 "이날 이사회를 거쳐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인수 의지를 그룹의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조선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큰 만큼 그동안 신규사업 추진을 모색해왔다. 때문에 '현금흐름'이 좋은 현대오일뱅크가 제 3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볼수는 없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좌절됐기는 했으나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국내 물류 1위업체인 대한통운 인수전에도 뛰어들기도 했다.
◆GS칼텍스, "그들간의 문제일 뿐"
GS그룹과 GS칼텍스는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공식인수 선언'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있다. 태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GS칼텍스 고위관계자는 "IPIC와 현대중공업과의 일이고 그들이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입장에서 보고 있다. IPIC가 결정할 일이다.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전술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룹 일각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M&A 독려에 전사적으로 매달려왔던 만큼 이번 현대중공업의 '공경적 인수선언'으로 사실상 비상이 걸린 게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