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금융시장의 관심은 베어스턴스의 매각 가능성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 그리고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에 집중된다.
금융시스템의 중심부를 강타한 베어스턴스의 위기 사태는 현 신용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임을 일깨웠고, 그 진전 상황에 따라 급격한 매도 압력을 동반한 패닉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월가도 '올 것이 왔다'며 이제 바닥에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바닥에서 호재를 발견하는데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로 보인다.
이번 주 월가는 부활절 기념일을 앞두고 목요일 조기 거래를 종료한다. 위기와 이에 대한 당국의 대처, 쿼드러플위칭데이로 시장의 사이클이 일순한다.
가능한 한 침착하고 편안한 부활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기사는 16일 17시 28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연준 100bp 금리인하 가능성
이미 공세적인 유동성 공급과 베어스턴스에 대한 이례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적극 위기 대응에 나선 연준은 이번 주에 생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시장은 0.7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의 완전히 반영하고 있고, 나아가 1%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로는 더이상 안 된다며 오히려 침체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극단적인 처방도 내놓는 중이다.
특히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더욱 추락한다면, 이는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의 추락 뿐 아니라 유가 등 상품가격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은 물론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타격으로 작용하는 부메랑 효과에 걸려드는 것 아니냐며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단순한 신용 위기(credit crisis)에서 '신뢰의 위기(crisis of confidence)'로 전환해 나가고 있고, 신뢰의 위기는 단지 신용 위기를 극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일종의 극약 처방은 그 자체로 문제를 더 심화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연준은 일단 적극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전반적인 금융안정 시도를 충분히 실시한 연후에야 뒤따르는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정책 오류는 위기 때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아 금융 가속기를 작동시킨 것과, 또 위기 때 내린 초저금리 상황을 너무 오래 유지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풍부하고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과 금리인하 대처 이후 좀 더 이른 시점에 유동성 흡수 및 금리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후속 조치는 아마도 올해는 지나야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되었다.
◆ 베어 매각 딜 발표? 대형 금융사 실적 악재 잘 극복해야
그러나 지금 주당 80달러가 넘는 장부가치가 그대로 인수가격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장부가치대로라면 120억 달러는 돠어야 하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불과 40억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산 중에서도 가치가 있는 것은 지급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청산사업부와 뉴욕 본사 건물이 주목되며 나머지는 별로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들 두 자산의 가치는 각각 34억 달러와 15억 달러로, 합칠 경우 50억 달러 가량, 주당 38달러 정도로 계산된다. 주말 베어스턴스 주가에 8달러 씩 더 얹은 정도다.
전문가들은 가격이야 어떻든 빨리 매각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베어스턴스에게 가장 좋을 것이라는 충고를 보내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곤란에 빠진 채무 당사자에게 '시간은 적이다'.
이런 가운데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 Online)는 "월요일 개장 전에 베어스턴스가 딜던(Deal Done)했다는 발표를 내놓지 못한다면, 옵션시장이 시사하는 바대로라면 베어스턴스의 주가는 다음 주 20달러 아래로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주 월가는 주초부터 베어스턴스의 실적 발표와 그 다음 날 골드만삭스 및 리먼브러더스 그리고 수요일 모간스탠리까지 회계연도 1/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 월가 예상대로라면 이들 업체의 실적은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이 같은 좋지 않은 실적을 예상한다면, 이것이 거의 바닥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함께 가진 것도 사실이다.
이들 주요 금융사들이 실적 악화 뿐 아니라 재무여건 악화가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몇 분기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에는 이 같은 악재가 대부분 반영되었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주가가 지난 해 고점대비 80% 급락해 주당순익비율도 크게 낮아지고 장부가치에 붙은 프리미엄도 많이 빠졌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의 금융기업들에 대한 실적 전망은 거의 20%포인트 정도 후퇴, 1/4분기 실적이 3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마도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된다고 판단할 경우 조만간 2/4분기 실적 전망도 대거 하향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에는 주로 서브프라임 대출 및 증권 상각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었지만, 올해는 여기서 나아가 기업차입용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 홈이쿼티론 등에 이르기까지 손실이 발생하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과 미국 연방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으며, 따라서 자본시장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이제 시작이라기 보다는 거의 끝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경기침체 예상이 대세.. 반전 신호?
이번주 일정에서는 뉴욕 제조업 경기나 산업생산, 주택투자, 생산자물가 및 경기선행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 상당히 주목할만한 거시지표들도 대기 중이다.
이미 지금까지 나온 거시지표 약세가 경기침체를 시사한 가운데, 이번 주 나올 지표들 역시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다.
뉴욕 제조업지수는 여전히 경기 위축을 시사할 것으로 보이며, 산업생산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착공 규모가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나 신뢰지수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 지표는 새로운 충격보다는 이미 시장에서 거의 체념하듯 받아들인 경기침체 상황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빗 로젠버그(David Rosenberg)는 이렇게 시장이 침체를 받아들이면 곧 시장이 조만간 반전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달 월스트리트저널(WSJ) 서베이에서 경제전문가 71%까 경기침체를 예상한 것에 대해 "이전에는 가능성으로 운위되던 것이 모두의 주류 의견이 된 이상 이제는 뭔가 낙관적이고 추세를 반전시킬 요인들에 주목할 때가 됐다"고 예의 역발상을 호소했다.
다만 로젠버그는 "경기 침체가 완만할 것이란 기대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완전히 항복 선언(capitulation)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데, 상황이 반전되려면 이러한 항복 과정은 한번 거칠 필요가 있는 듯 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주 월가는 연준의 증권대출이라는 특단책에 폭발적으로 반응한 바 있는데, 이는 '바닥'에 대한 희구와 나아가 '욕구'를 표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지난 주 칼라일캐피털(Calyle Capital)에서 베어스턴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위기가 혹시나 새로운 위기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다. 베어스턴스 사태는 가능한 한 빠르게 해결되는 것이 당사자나 월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