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기금 운영 따른 감사 등 부담도 불참 배경"
[뉴스핌=원정희 기자]국민은행이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이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
그러나 전국 규모의 네트워크를 지닌 대형은행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27년간 독점적 지위를 가졌던 국민은행이 스스로 입찰을 포기한데 대해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이미 오랫동안 기금을 독점적으로 관리해오면서 관리 규모가 커져 고객창출 효과 등을 충분히 누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앞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할 이익 보다는 정부 기금 운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사 등에 대한 유무형의 비용에 부담을 더 크게 느낀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이날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으로 기존에 해왔던 우리은행과 농협중앙회 이외에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총 5곳을 선정했다.
국민주택기금은 지난 1981년 설립되면서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이 독점 관리해왔고, 지난 2003년부터는 경쟁입찰을 통해 우리은행과 농협이 추가됐다. 이후 이번엔 5년만의 경쟁입찰을 통해 수탁은행 수를 5곳으로 확대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새로 수탁은행으로 지정된 은행들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와 수수료 수입은 물론이고 서민지원 등의 정부 정책에 동참함으로써 은행의 공익적인 이미지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에 경쟁은행들 조차도 의아해 하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금 4000억원 정도를 이미 관리하고 있고 여러 입찰 조건들을 감안해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만 말했다.
경쟁은행 한 고위 관계자도 "국민은행은 이미 여러 차례 국민주택기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귀띔했다.
금융계 일각에선 전체 기금의 규모가 60조원이며, 이미 나간 대출 잔액이 55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앞으로 5곳으로 나뉘어 관리를 하는 경우 수익은 물론이고 향후 신규고객 창출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입찰에서 수탁은행을 5곳으로 확대하면서 정부는 수수료를 대폭 낮출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은행들이 기금을 이용해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경우 은행은 정부로 부터 수수료 수입을 얻는다. 그러나 경쟁입찰 과정에서 이 수수료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국민은행으로선 이미 오랫동안 이 기금을 독점적으로 운영해왔다. 또 5년전에 두곳이 더 참여하긴 했지만 여전히 독과점적으로 운영돼왔고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27년간 이미 많은 고객기반들을 확보한 셈이다.
또 현재까지 국민은행이 관리하는 기금 규모 4000억원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고, 새로이 창출될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금을 활용해 사업자 대출을 해줬던 건설업체들이 대거 부도를 맞았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으로 나간 사업자대출의 경우 임대아파트 등이어서 일반적인 경우 처럼 경매나 매각 등 경제적인 논리로 한꺼번에 처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현재까지도 순차적으로 정리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기금의 부실운영, 방만운영 등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거나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을 받아왔던 점에 비춰 이런 점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