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유로/달러 연말 전망치를 계속 상향수정해야 했으며, 여름부터 발생한 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른 위험도피 양상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글로벌 외환시장은 지난 해 흐름의 연장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달러 약세가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여전히 작동하는 기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달러화는 경기요인이나 구조적 요인 모두에서 유로화나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 대비로 안정 국면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위험회피에 따른 일본 엔화의 상대적 강세로 달러/엔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편 세계경제 편차 및 인플레 압력 강화에 따른 아시아 주요 당국의 자국통화 절상 용인 흐름으로 달러화는 대아시아 및 신흥시장 통화 대비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美달러 약세, 경기/구조 요인+α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 속에 달러화는 '경기주기상'의 요인에 따른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또한 연준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반등시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또 달러화 약세가 충분히 진행되면서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구조적'인 요인 상으로 개선요인을 맞이할 것 같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 신흥경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통화와 여타 신흥시장 통화의 평가절상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세계경제의 편차 속에 금리격차는 앞으로도 중요한 환율변화의 동인이 될 전망이며, 국부펀드의 등장은 세계 자본흐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모국투자성향의 감소와 해외투자 증가흐름과 함께 일본 엔화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선호 때문에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흐름은 유로화의 강세와 중동 걸프협력기구의 페그제 중단 가능성 등으로 특히 주목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美 경기침체, 세계경제 탈/재동조화 여부가 변수
이상과 같은 요인들을 검토한 위에 외환분석가들은 과연 이들 변수가 최근까지 달러 환율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정도로 달러 약세요인이 반영되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에 빠져들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크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수년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해외경제가 활황세를 지속하다보니 미국 수출 부문이 완충작용을 하고 있고, 연준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으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어 경기가 침체는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미국과 나머지 세계경제가 이른바 '디커플링'되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까지 달러 약세를 이끈 중요한 요소였음을 감안할 때 올해 세계경제가 '리커플링'될 것이란 전망은 달러화를 부양하는 요소로 부상한다.
미국 투자자들은 세계경제가 생각보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부진하게 된다면 해외투자 자금을 걷어들여 본국으로 송환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 각국이 자국 통화의 절상을 용인하는 흐름이라는 것도 주목할 변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아시아 통화의 강세는 여타 주요국 통화의 수요도 줄어들게 할 것이며, 이는 주요통화의 대달러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 데이빗 우(David Woo) 바클레이즈캐피털 외환전략가는 2008년 유로/달러 예상 매매레인지를 1.40달러~1.50달러 수준으로 제한적인 보합권 등락 전망을 제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소개했다.
대신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일본 엔화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중이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디렉 핼페니(Derek Halpenny) 전략가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격차 축소와 변동성의 증대에 따른 캐리트레이드 의욕 감소 그리고 부정적 일본경기 여건에 따른 위험 보유성향 약화 등을 제시했다.
핼페니 전략가는 자신들의 2008년 달러/엔 전망치가 103엔이라며, 일본 가계의 투자심리가 약화되면 달러/엔이 핵심지지선인 100엔 선으로 하락하기 전에는 외환 매수의욕이 생기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금융시장 위기와 새로운 세력의 등장
2007년 발생한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은 현재의 위기가 단순히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나 서브프라임 대출 중단 사태 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은 지나친 낙관과 낮은 변동성 여건으로부터 이행하고 있으며, 상황은 선진국 자금시장의 작동중단까지 번졌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조하여 유동성 위기를 제어하고 나섰지만, 회사채나 자금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미온적이다. 세계 주식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부정적이기까지 했다.
따라서 연준의 적극적인 대응의 성과는 민간 금융기관들의 행태변화나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화' 속에서 부상하는 신흥시장의 힘도 주목할만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수 차례 동요도 별 문제 없이 견뎌냈다. 이 같은 신흥시장의 부상은 서구의 자본과 동양의 노동력이 만나면서 좀 더 대칭적인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신흥시장은 단순히 서양의 외국인직접투자처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자본흐름의 출처가 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의 경제적 세력균형의 분수령을 만들어내는 중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부펀드의 등장은 위험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들은 선진국 금융기관들의 지분을 헐값에 인수하는데 적극적이며, 특히 전략적인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추세는 일시적인 현상보다는 장기적인 추세의 개시 정도로 보이며, 앞으로 국부펀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자 범주로 그 위상을 분명히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가운데 일본도 조만간 국부펀드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