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이 섣불리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했다간 자칫 은행산업 또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계적 재검토 입장에 따라 우선은 연기금이나 PEF의 은행 인수를 허용해 줄 가능성이 크지만 기업들에까지 허용할 방침을 시사했던 만큼 궁극적으론 완전 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자료 등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방안으로 금산분리 완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금융업과 제조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금융업이 생존할 수 있는 대응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향후 10년 동안 금융·산업자본 분리정책을 전향적인 시각에서 단계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당선자는 금산분리 원칙의 지나친 강조로 국내 은행들의 외국자본 지배가 심화되고 국내은행에 대한 역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해왔던 이들의 논리와도 같다. 그러나 여전히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기구 등 정부 당국 뿐 아니라 금융연구원을 비롯한 적지 않은 연구기관과 민간 전문가들, 그리고 대통합민주신당 시민단체 다수가 금산분리의 철저한 적용과 유지를 부르짖고 있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은행권은 당장엔 은행 소유를 틈틈이 노리고 전방위 로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삼성에 대한 특검까지 있어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산분리에 대한 전향적인 단계적 재검토를 밝힌 만큼 금산분리 완화 정도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당장 금산분리를 폐지해 산업자본계열 기업에 무차별적으로 은행 인수의 길을 터주는 데는 정부당국 관계자들을 포함한 반대층에 대한 설득도 쉽지 않기 때문에 법과 제도의 손질이 지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 영위 능력을 검증해야 하고 계열분리 라는 전제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은행업 영위에 따른 감독시스템, 경영정보 투명성 강화도 필수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해도 그에 상응하는 감사 및 컴플라이언스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할텐데 이는 기업들에서도 꺼리는 일로 결과적으론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장 기업들에게까지 열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금융계는 우선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이나 PEF(사모펀드)의 은행 인수부터 길을 터 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경우 마땅한 인수자를 찾을 수 없어 마냥 밀어오다가 최근 민영화에 대한 법적 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주인찾기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금산 분리 원칙의 엄격한 적용으로 외국자본에 비해 국내 산업자본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그 예로 뉴브리지 캐피털이 과거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을 동시에 소유한 적이 있고, 론스타도 외환은행과 극동건설을 동시에 소유한 사례를 들었다.
이는 곧 앞으로 산업자본인 기업들에까지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금산분리의 완전 폐지를 시사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