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절상 속도가 느린 원화의 절상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역외매도세와 옵션 관련 물량도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31일 오후 5시 26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10월의 마지막날인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00.70원으로 전날보다 6.30원 급락하며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1997년 8월 22일 899.80원 이래 10년 2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11월물은 899.70원으로 마감하며 이미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달러/원 현물 환율의 장중 고점은 907.00으로 시가와 동일한 가격을 형성했고 장중 저점은 899.60원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4억달러 늘어난 125억 6750만달러로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마켓 주요통화대비 최소 절상률을 보이고 있는 원화의 본격적인 절상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말까지는 글로벌 달러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을 것 같다”며 “올해 선진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10% 절상되는 분위기이고 아시아 주요통화는 5%정도 절상되는 분위기 임을 감안할 때 달러/원은 880원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원화의 절상률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다는 점이 달러 매도를 가속화시키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KB선물의 이탁구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생각보다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연말 전 900원대 붕괴되며 80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4448달러까지 오르면서 고점을 경신하는 등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여타 주요 통화들도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 주택 지표가 최악으로 내달리고 내수지표도 부정적으로 나오는 등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들이 뒤엉키면서 달러화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FOMC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25bp는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12월에 있을 다음 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거세게 일면서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점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볼때 지금의 달러/원 환율 레벨은 향후 하락 예상 가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참여자들이나 이코노미스트들은 800원대 환율을 예상하면서 FOMC의 금리인하 정도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과도한 급락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대량의 당국 개입이 단행되지 않는 한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며,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이미 800원대를 준비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900원이 한 번 깨졌으므로 어떤 방식으로든지 한번 더 900원대는 깨지는 것이 순서로 보인다”며 “내일을 분기점으로 800원대는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번주 분위기를 보면 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에 동조하며 달러/원의 지속적인 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 같고 월말 네고도 아직 두껍게 쌓여 있어 추세를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선물회사 관계자는 “달러 약세가 좀 더 진행되고 달러/원도 하락 압력 받겠지만 당국 개입 때문에 오늘 낙폭은 제한되는 걸로 봐서 이번주 900원 근처의 등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늘처럼 역외 매도세와 옵션 물량등이 합쳐지면 당국의 개입 의지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외환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속에서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한 800원대 환율에 대비해 내년 사업활동도 이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최근환 차장은 "연말까지 8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900원대로 낮춰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으나 추가하락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의 전종우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국제고유가 등에 따른 원가 상승과 인플레 위험으로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