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일 장 마감 후 LG생명과학에 대해 5%이상 지분 취득공시(6.3%, 104만 4960주)를 했다.
다음날 아침 계열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는 23페이지에 달하는 매수추천 리포트를 냈다. 목표주가를 기존 5만 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보름 새 적정주가가 50%가량 급상승했다.
이에 LG생명과학은 바로 6% 급등한 이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7일 오후 2시32분 현재 전일 대비 3.87% 추가 상승하며 5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60%이상의 자금을 보유한 미래에셋의 파워가 또다시 확인된 셈이다.
◆ 계열사간 내부통제 의구심
이에 대해 주식시장 일각에선 운용사와 계열 증권사간 내부통제 준수 여부에 의구심을 둔다.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오비이락인지, 내부통제의 문제인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며 "5만원인 종목을 갑자기 8만원으로 한 가격산정 방식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올리며 "현 주가는 파이프라인 가치는 커녕 기존 영업가치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정주가 8만원은 기존 영업가치(9450억원)과 미래에셋 밸류에이션 모델 등에 따른 신약 라이업 가치(6800억원)을 합산한 것"이라고 곁들였다.
비슷한 시기에 교보증권(7/25), 대우증권(7/31), 동부증권(7/31), 한화증권(7/31) 등이 LG생명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리포트를 낸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이 적정주가를 5만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물론 해당 종목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간 목표주가는 천차만별이다.
문제는 계열 운용사가 대량보유 신고를 한 직후 강력한 매수추천 보고서가 나왔다는 점, 계열 운용사가 국내 전후무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관이란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발생한다.
시장 관계자들의 견해를 들어보자.
국내 한 펀드매니저는 "규모가 큰 운용사의 5%이상 취득공시만으로도 시장 영향력이 상당한데 계열 증권사에서까지 곧이어 보고서가 나올 경우 해당주가에 대한 영향력은 파괴력을 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영향력있는 국내기관이 5%이상 들고 있다는 점은 곧 연기금 등 국내기관에 대한 세일즈가 상당히 유리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같은 재료로 증권사가 기관마케팅을 할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례는 간간히 있어왔다. 다만 물적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그저 지나쳐왔을 뿐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운용사가 한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데 계열증권사에서 매수 리포트가 나오면 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확실한 연관성이나 증거가 없어 내심 찜찜하게만 느껴왔을 뿐"이라고 귀띔했다.
즉 A종목을 들고 있는 운용사 매니저들이 계열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기업탐방을 유도한다거나, 법인부를 통해 압력을 넣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그는 전했다.
또한 주문 권한을 갖는 운용사가 밉보인 증권사에는 주문을 넣지 않는 것 등의 압력도 비일비재한 것이 업계 실상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대한투자신탁운용의 계열 증권사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서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미래에셋과 대한투신이 계열 증권사에 유리한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법 등으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감독당국 '뒷짐'
감독당국의 입장은 어떨까. 관련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쥐고 있다.
금감원 증권감독국 및 증권업협회 자율규제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매수한 유가증권을 계열 증권사가 매수추천했다고 이를 규제할 규정은 없다"며 "증권사가 직접 보유한 고유계정이 아니라면 상관없다"고 답변했다.
증권감독국 관계자는 "내부통제는 회사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고, 리포트는 독립성 유지 수준이면 된다"며 "금지된 행위들이 아닌데 이를 두고 조치를 내릴 순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현행 규정상 제재를 취하기 애매한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규정상 해당 증권사에서 해당주식을 보유할 경우 리포트 밑에 해당 증권사의 보유현황을 기록하게 돼 있다"며 "이에 더해 계열 운용사의 보유 현황도 기록할 경우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