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하반기에도 완만한 속도로 성장해 나갈 것이며, 내년까지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경기 악화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등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소비지출이나 수출이 생각보다 강력한 상방 위험도 존재한다."
벤 버냉키(Ben S. Bernanke) 미국 연준 의장 하반기 통화정책 증언은 예상했던 것처럼 크게 놀라운 것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날 증언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의 확장판을 보는 듯 했다.
다만 인플레 압력이 완만해진 것이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란 설명과, "완만한" 경제성장이 의미하는 바의 구체적인 수치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 반기 보고서에서 연준은 2월 보고서에 비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수정했다. 그리고 이는 주택건설 활동이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밝혔다.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경제전망 수치는 2월 보고서와 비교할 때 성장률 전망치가 0.25%~0.50%포인트 하향수정됐다. 인플레이션 및 실업률 전망치는 2008년 수치가 약간 상향수정되었을 뿐 거의 변화가 없었다.
2008년 성장률 전망의 중심 경향이 2.50%~2.75%임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이란 표현이 사용된 것은 이미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이 부근으로 약화되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과거에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3%를 약간 웃돌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한편 이 같은 연준의 전망은 중심 경향으로 표현되듯이,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또한 "생각대로 전개되지 않을 위험"에 주목한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미국 경제의 세 가지 핵심 추세 혹은 변화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먼저 지난 수 분기 동안 생산성 향상률이 둔화된 것은 "경기주기상의 요인" 혹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다. 물론 기초 생산성 향상률이 다소 둔화된 것도 인정한다.
둘째, 지난 두 분기 동안 성장률 둔화는 주택시장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아직 바닥을 지나지 않아 계속 성장률을 끌어내릴 요인이라고 지적된다.
마지막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여건이 "크(signifincantly)"게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양호하지만, 소비자 및 기업의 지출이 "완만한"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됐다.
이처럼 이번 증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금 당장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연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의 영향도 있겠지만, 주택시장 및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연준의 인플레 억제 성향 및 금리인상 의도가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성장 악화 및 금리인하 가능성 역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날 버냉키 의장의 증언 이후 금융시장의 변화 또한 주목된다. 연방기금금리선물 가격은 약간 상승했고, 주식시장은 약세를 유지했으며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다시 한때 5% 아래로 떨어졌다.
버냉키 의장은 안정적인 주택 수요가 지속된다고 해도 크게 증가한 주택재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며,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재고 청산 과정에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의 모기지를 담보로 한 대출이용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지난 2월 증언 때와 비교한다면 좀 더 우려하는 어조의 차이는 확실했다. 또 지난 증언에서는 소비지출 전망과 관련해 너무 강해 놀랐다는 식으로 명백한 '업사이드 리스크'를 제기했으나, 이번 증언에서는 주택 가격 하락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