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나흘 연속 하락, 920원 아래로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글로벌 달러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간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920원이 무너진 영향이 컸고,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착수 소식까지 전해져 반등 의지가 꺾였다.
6월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계속 잘되는 데다 경기 회복 속에서 콜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고, 주가지수도 3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1800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우려한다'는 구두개입을 내기는 했으나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아서인지 레벨을 방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의 약세 진전 여부를 주시하는 가운데 910원대가 주거래 구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달러/원 환율 연중 최저치 경신, 작년 12월 이래 처음 910원대 급락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내린 918.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인 전날 921.70원을 깬 것이며, 작년 12월 7일 913.80원 이래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원 선물 7월물도 전날보다 3.80원 내려 917.30원으로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떨어진 919.50원으로 출발한 후 이를 고점으로 줄곧 내림세를 보였고, 저가는 917.10원을 기록, 장중으로 작년 12월 8일 914.60원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갭하락 속에서 일중 변동폭은 전날(1.70원)보다 확대된 2.40원을 나타냈고 은행간 거래량도 전날(56억달러)보다 대폭 늘어난 107억달러를 기록했다.
장 출발 전부터 급락이 예고됐다. 간밤 NDF 종가가 920원 아래인 918원으로 마감하면서 갭 다운 출발이 예상됐던 것.
실제 환율은 925원 이후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920원 아래에서 갭다운 출발했고 이후 계속 하향 테스트가 진행됐지만 917원 근처에서는 추가하락이 막혔다.
917원 지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국의 개입으로 보고, 다른 일각에서는 저가 결제수요 유입에 따른 자율반등으로 보기도 하는 등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외환당국, '활자형' 구두개입, 개입효과는 미진한 듯
어쨌든 917원이 지지되면서 1원 정도 낙폭을 만회한 환율은 오전 11시 40분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918원 후반대까지 추가로 올랐다.
당국은 이날 ‘최근 환율 하락 관련 외환당국의 시각’이란 A4 한 장 분량의 자료를 통해 “현재 환율 움직임이 우리나라 거시경제 여건과 괴리된 느낌이 있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역외가 내달 금리인상에 베팅하며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는 시각을 의식한 듯 “금리와 환율간의 상관관계가 낮음이 입증됐고 역외 달러매도를 주목하고 있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그러나 당국의 구두개입은 환율을 1원도 채 움직이지 못했고, 12시 20분경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착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919원 시도 의지가 꺾여버렸다.
이후 환율은 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918원 근처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다 큰 변동없이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간밤 뉴욕시장의 큰 폭 상승에 힘입어 줄곧 강세를 보인 끝에 34.15포인트나 올라 1800포인트를 단숨에 회복했다.
외국인들 또한 장중 순매수 흐름을 보이다 장 막판 소폭(-21억원) 순매도로 돌아서 주식 매도의 고삐를 늦추는 모습을 보였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올라갈 찬스에 못올라갔기 때문에 빠졌고 그 핵심에는 중공업 수주가 있는 것 같다”며 “개입경계감이 지속되겠지만 당국으로서도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917원 근처에서 저항이 심했고 당국에 대한 경계감도 커 공격적인 숏은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너무 급하게 환율이 떨어진 만큼 하루 이틀 정도는 새로운 레인지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 참고: 뉴스핌 외환 관련 기사 (200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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