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및 금융시장이 어수선하다.
국내외 시장 할 것 없이 모두 그렇다.
언제까지 상승하기만 할 것 같던 주식시장이 급조정을 보이고 각국의 금리도 요동을 치고 있다. 경제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하는데 시장 내 불확실성도 줄어들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은 ‘리스크’(Risk)로 인식된다. 변동성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의 확대는 수익의 기회를 가져다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손실의 확대라는 이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에서 불확실성과 변동성, 즉 어떤 금융자산의 리스크는 수익률 평균에서 얼마나 차이가 벌어져 있느냐 하는 데서 구해진다.
최근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금리에서 나왔다. 주가와 금리간의 상충관계(Trade off)가 경기 회복기 또는 수급 재료를 매개로 하면서 빚어지고 있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장기 시장금리가 급반등한 상황에서, 그리고 최근에서는 헤지펀드의 파산 염려를 몰고 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다시 시장을 웅크리게 하고 있다.
국내 주가는 해외주가의 조정과 더불어 외국인 순매도, 그리고 국내 유동성 조이기 등의 사태로 조정을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이 일단 멈추고 반등력을 가지면서도 다시 빠지는 통에 다시 채권과 외환 등 금융시장에 일정한 변화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 금융시장 리스크, 외환시장에서 주식을 더 보는 이유
국내 외환시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시하고는 있지만 채권시장보다는 주식시장과 더 연관이 높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의 개방도가 낮아 이보다는 개방도가 큰 주식시장, 그리고 외국인들의 자금이동과 연관이 큰 탓이다.
주식시장 내 변동은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으로 전개되고 주가 자체의 변동도 변동이지만 외국인들의 매매변화는 달러와 원화의 이동을 매개로 외환시장에 수급 재료로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에는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성 순매도 관점이 유지되고 있어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특별한 ‘이벤트성’ 수급 요인이 더해지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그 말 많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고, 극동건설과 스타리스도 매각했다.
또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의 상징이었던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모건스탠리에 매각했고, 골드만삭스는 씨엔엠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히는 등 굵직한 수급 재료가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갖고 있던 회사 지분이나 건물 등을 국내 자본이나 투자자들한테 팔고 나갈 경우 외환수요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투자자들한테 팔 경우 달러 공급을 가져오게 되어 수급이 교차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 정도만 수요요인으로 소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고 나머지 특별 수급 재료들은 아직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외환시장은 미국의 주가 조정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인해 다시금 미국의 금리인하를 둘러싼 금리논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미국의 경우 연준의 인플레이션 주장이 지속되면서 금리인하론에서 탈피하는 듯했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베어스턴스 계열 헤지펀드의 파산 여부가 문제되고 여타 헤지펀드로 불똥이 튈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리인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28일 미국의 정채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어 시장은 그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26일 오전 8시 30분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Yen Carry or Not? BIS의 경고 주목
그렇지만 미국이나 일본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한테는 여전히 금리인상쪽으로 정책방향이 잡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엔 캐리냐 아니냐(Yen Carry Trade or Not?)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도 엔 캐리 추세의 지속에 초점이 더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ank of Int'l Settlement)의 제77차 연차 총회에서 제기된 주요국의 금리인상 정책 지속과 엔캐리 청산 위험에 대한 경고는 새겨들을 만도 하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도 참여했던 이번 연차총회에서 BIS는 경제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 위협이 존재하므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금리 정상화 추세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앙은행이 물가만 볼 것이 아니라, 자산시장과 신용증가세 그리고 다양한 불균형 등 금융 리스크를 함께 보는 것이 경기확장기의 통화정책의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BIS의 말콤 나이트(Malcolm Knight) 사무총장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에 관한 한 국내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점진적인 금리정상화를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은 금리인상이) 인플레 리스크를 억제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확대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나이트 총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는 강화되고 있지만 금융여건이 여전히 수용적(accommodative)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최근 금리가 상승한 것 때문에 자산가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가 워낙 낮은 수준에서 회복된 것이라 여전히 3년 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그리고 장기금리 변화가 보여주는 바대로 추가적인 긴축이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한국의 현실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 내부에서 경기 회복 여부와 더불어 이같은 논의가 어떻게 수렴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BIS는 자유로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소 비정상적인 면이 있으며,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이 이런 점에서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진짜 문제는 투자자들이 엔화가 충분히 강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확신에 있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특히 BIS는 1998년 엔화가 불과 이틀만에 10% 강세를 보인 경험을 떠올리며,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대단히 큰 손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국제적 정책공조의 필요성도 강하게 주장했다.
국내 외환시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의 출렁임 속에서 혼조된 상태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 박스권인 925~935원 수준, 상단의 경우 925~930원으로 낮아진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달러/원 환율도 추가 약세 여지가 생겨나고는 있으나, 주가 조정과 더불어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특별 수요요인이 나타날 경우에는 등락이 좀더 심해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뉴스핌 외환시장 컨센서스
다음은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딜러 및 이코노미스트들의 외환시장 전망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회사별 가나다 ABC순).
▷ 산업은행 이윤진 과장
: 굵직굵직한 인수합병 재료가 많이 나오고 있어 달러 매수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즉각 나오지는 않아 눈치작전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엔/원 환율이 750원 아래에서 계속 밀리고 있어 부담이지만 당국이 이를 근거로 시장개입에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924원 정도까지 떨어지면 개입레벨로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본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아직은 925~930원 박스권이 유효한 상황이다.
▷ 신한은행 김장욱 과장
: 전날과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아 925~929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중공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하단도 막혀 있어 어쩔 수 없는 레인지 장세다. 다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중국, 한국 증시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감이 극대화되면 환율이 상승 흐름을 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없다면 변동성이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국 역시 현재 유동성이 너무 풀려 있어 강한 개입은 어렵고 하단을 지지하는 정도의 개입을 선호하는 것 같다.
▷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
: 월말 매물부담과 역외 매도로 생각보다 하락압력이 컸지만 925원은 지지되는 모습이다. 이에 925~930원 박스권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 등 이벤트 수급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 같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씨앤앰 지분 매각 소식으로 9000억원 정도 달러 수요가 있을 것 같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이벤트 매물이 모두 소화되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어디서 나올 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