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서 주식시장의 지배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국제금융시장은 국가간 금리격차를 주된 테마로 움직여 왔으며, 특히 일본의 저금리와 얼마나 차별화되느냐가 핵심어(key word)가 되어 왔다.
즉 미국이 지난 2004년 이래 16번이나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미일간 금리격차가 또렷하게 드러나게 됐으며 제로(0)%에 있는 일본 금리와 일본 자금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더욱 밝아지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국제유가와 국제원자재 시장을 중심으로 헤지펀드가 활동하면서, 저금리의 일본 엔화를 빌려다가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가 상품선물시장의 급등세를 촉발시켰고 더불어 달러/엔 환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래 미국의 금리 동결이 지속되는 반면 유로존과 오세아니아, 아시아의 경제 성장세가 강화되고 금리상승이 지속되면서 금리차 테마는 전체 통화로 옮아오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 과정에서 ‘엔캐리’ 문제도 전면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제유가를 중심으로 한 상품시장이 다소 주춤거리는 반면 부동산 버블이 우려되는 가운데 자금흐름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가 상승의 길이 트이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마켓에도 최고치 행진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주식 전성시대, ‘주식 캐리 전면화’
바야흐로 주식시대가 열렸으며, 주식시장을 ‘주된 텃밭’으로 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전면화’, 또는 저금리와 유동성을 바탕에 둔 ‘주식시장 전성시대’가 열린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과정에서 세계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인플레 압력 우려감이 돌면서 세계적인 고금리, 긴축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돌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에서는 전격적인 금리와 지준율 인상, 위안화 밴드폭 확대가 있었으며 또한 증권거래세율을 인상하는 주식시장 직규제까지 등장했다.
이후 유럽의 금리인상이 있었고 뉴질랜드가 8%대 금리인상까지 단행했으며 그 이후 뉴질랜드 ‘키위달러’가 급등하자, 전날 22년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엔캐리 트레이드의 ‘준동’을 막으려는 조치까지 단행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미국에서는 주택시장 연착륙 과정과 서브모기지 사태 이후 달러 약세 기조 속에서 수입물가 상승을 축으로 인플레 압력이 지속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쑥 들어가게 됐다.
잇따른 연준의 인플레 강조 발언과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회복되면서 금리인하 여지는 축소되고 금리동결 또는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주식과 채권이 언제까지 같이 상승할 수 없으며 경기상승기 또는 금리상승기에서는 상호 대체관계를 분명히 하는 측면이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기사는 12일 오전 8시 27분 유료회원들께 앞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주식과 채권의 대체성, 금융시장의 변동 메카니즘 이해
경기회복기에서는 금리상승 압력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덜해 향후 성장률 회복이 실적 개선 전망과 더불어 주가상승을 추동하는 힘이 된다.
그러나 그 국면을 넘어서서 금리상승 압력이 금리상승으로 현실화될 상황에 직면하면 주가는 이자비용 상승 등에 따른 실적 둔화 경계감 속에서 조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자산배분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글로벌 자금 흐름과 더불어 외환시장도 함께 연동돼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메카니즘이다.
현재 세계 메이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시장이 이런 분위기에서 움직이고, 이런 해외 변수가 국내 시장에 변동성 요인으로 작동하면서 주식시장이 등락하고, 외환시장도 주식시장과 연동돼서 움직이고 있다.
단적으로 해외 요인이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 등이 지속되면서 주가는 조정을 받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아직까지 완전한 방향성을 갖지는 못하지만 미국 경제가 금리동결 및 때로 인상 논란 속에서 변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식시장의 조정이 함께 거론하면서, 직접적으로 일본의 금리인상 문제가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에 투자된 엔캐리 자금의 변화나 이동 여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지속될 것이냐, 그리고 외환시장은 이같은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냐로 문제의 초점이 압축될 수 있다.
왜냐하면 국내 주식시장은 개인이든 펀드 선풍이든간에 수급이나 심리면에서 훌륭한 상태이며, 외환시장 역시 이같은 변수가 아니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 수급구조를 크게 탈피시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 달러/원 환율 930원대 상향 시도 이어질 듯
달러/원 환율이 930원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외 매수가 강하게 유입되는 등 시장 내 매수세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930원선을 돌파해 930원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사가 되었으나 주초반 930원의 지지력을 유지했다.
시장의 이월 롱포지션과 수출업체들의 달러 네고가 지속됐으나 930원을 유지하면서 시장 내에서 930원의 지지력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출업체 네고의 중추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업체들의 적극적인 또는 주도적인 매물이 출회되지 않았다는 것이 상승 여지를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를 보면 아직은 전고점 부근인 934~935원 수준까지 환율이 오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업체들이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면서 ‘약게’ 매도시기를 다소 늦추는, 이른바 래깅(lagging)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재 시장 내 주된 예상거래 범위가 뉴스핌의 이번주(6.11~15) 달러/원 환율예측 컨센서스에서 나타난 것처럼 926.80~936.90원 수준이라고 할 때 설득력이 있는 얘기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지난 5월 이래 달러/원 환율의 고점은 지난 5월 18일 기록한 935.20원이고, 저점은 지난 5월 7일 기록한 922.30원이다.
6월들어서는 고점이 전날(11일) 기록한 932.80원이고, 저점은 지난 1일 기록한 926.40원으로 6월들어 저점과 고점의 폭이 다소 좁혀진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채권금리 급등을 빌미로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이같은 상황이 한국시장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매개로 이어지며 주가 조정, 환율 상승을 유인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은 930원선을 일단 유지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931.90원을 안팎으로 929.30~934.4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보다 큰 박스는 뉴스핌의 컨센서스처럼 927~937원이며,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조정 여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여부가 주목되며, 상승시 조선업체들의 수출 네고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